대리구장 강론
2017. 9. 18. 연중 제24주간 월요일(대리구미사)
① 1티모 2,1-8 ㉥ 루카 7,1-10.
 
겸손의 3 단계
 
!!, 오늘 대리구 미사에 오신 여러분에게 주님께서 축복해 주시길 빕니다. 특별히 주님께서 칭찬하신 오늘 복음에 나오는 백부장의 겸손의 은총과 축복을 우리에게도 내려주시길 빕니다!
 

!!, 복음을 보면,, 주님 주위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어 구름처럼 주님을 쫓아다닌 이유가 있었습니다. 주님이 행하시는 기적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빵을 배불리 먹고, 병을 고치기 위해 주님을 쫓아 다녔던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주님께 대한 믿음은 없었습니다. 그들이 얼마나 믿음이 없었든지 주님께서 실망한 나머지 씨뿌리는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마태13장을 보면, 씨뿌리는 비유가 나옵니다. 어떤 농부가 넓은 밭에 나가, 씨를 뿌렸는데... 어떤 씨는 길에 떨어졌고, 어떤 씨는 돌밭에 떨어졌고, 어떤 씨는 가시덤불에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런 씨들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모두 죽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어떤 씨앗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는 맺었다는 비유입니다. 이 씨뿌리는 비유는 수많은 사람들이 기적만을 바라고 주님을 쫒아다녔지,,, 정작 주님 말씀을 귀담아듣고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믿음이 없음을 한탄한 것입니다. 이런 주님마음을 복음은 이렇게 전합니다: “저 백성이 마음은 무디고 귀로는 제대로 듣지 못하며 눈은 감았기 때문이다.”(마태 13,15)
 
일반대중만이 믿음이 없었던 것만은 아닙니다. 주님의 사도들도 믿음이 시원치 않아, 주님의 꾸지람을 듣고, 특수 교육을 받은 것을 자주 봅니다.
 
이런 실망스런 상황에서 심오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 오늘 복음에 나옵니다. 이분은 놀랍게도 이스라엘 사람이 아닌 이방인입니다. 로마군인입니다. 100명의 군사를 거느린 장교이기 때문에 백부장이라고 합니다. 이 백부장의 믿음을 주님은 이렇게 칭찬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루카 7,9)
 

그렇다면,, 백부장의 믿음이 도대체 어떠했길래 주님께서 이토록 극찬하셨을까요? 오늘 묵상의 핵심이 여기 있습니다. 백부장은 자기 마을에 사는 유대인들을 위해서 회당을 지어줄 정도로 유다민족을 사랑하는 분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더 놀라운 것은 백부장은 자신의 병을 고쳐달라고 주님께 청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데리고 있는 노예를 고쳐달라고 주님께 그토록 간청한 것입니다. 그 노예를 끔찍이 아끼는 참으로 마음이 따뜻하고 사랑많은 백부장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하찮은 노예를 살리기 위해 백부장은 경탄할 정도로 겸손한 태도를 취합니다. 주님께서 백부장의 집으로 가고 있을 때,, 백부장은 사람을 보내어,, 주님을 감히 자기 집에 모실 자격도 없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니 한마디만 하시면 주님말씀에 완전히 굴복하고 순종하겠다고 합니다: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 사실 저는 상관 밑에 매인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우리는 백부장의 이 지극한 겸손의 말씀을 우리는 영성체하기 직전에 반복합니다. 사제가 성체를 높이 쳐들고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라고 하면,, 우리는 백부장의 오늘 말씀을 우리에게 적용시켜 이렇게 답합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교회가 성체를 모실 때, 백부장의 말을 인용하는 것은 성체를 모시는 자세가 바로 겸손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믿음의 핵심이 겸손이라는 뜻입니다. 겸손은 단순이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닙니다. 겸손은 주님께 순종하는 태도를 가리킵니다. 자기 의지를 버리고 주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순종하는 것이 곧 겸손이고 이것이 바로 믿음의 핵심이 됩니다. 그래서 로마 1,5과 16,26에서 바오로 사도는 믿음의 순종, 즉 믿음은 순종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겸손으로 믿음의 은총을 얻게 됩니까? 베네딕도성인은 수도규칙서 제 7장에서 겸손의 12단계를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겸손이 깊어지면 질수록 두려움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면,,, 우리가 겸손의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냐시오 성인은 겸손의 단계를 3단계로 단순하게 설명합니다. 이냐시오성인은 영신수련 165항이하에서 겸손의 3단계를 설명합니다: 겸손의 첫 번째 단계는 우리가 구원받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겸손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입니다. 겸손의 첫 번째 단계는 주님의 계명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주님이 가르치신 사랑의 계명에 순종할 때, 우리는 구원받습니다. 그와 반대로 의도적으로 주님의 계명을 계속해서 거스르면, 구원받지 못합니다. 따라서 겸손의 첫 번째 단계는 의도적으로 대죄를 짓지 않는 단계입니다.
오늘 미사에 오신 여러분은 주님의 은총과 성모님의 보호하심으로 겸손의 첫 번째 단계에 이미 도달하신 분들입니다. 그 증거는 이 미사에 참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대죄를 지었다면, 고해성사의 은총을 통하여 은총의 지위를 회복할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겸손의 두 번째 단계 첫 번째 단계보다 완전한 단계로,,, 고의로, 의도적으로 소죄를 짓지 않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 도달한 신자는 하느님의 영광과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더 나을 것도 없고, 더 나쁠 것도 없다면,,, 가난보다 부귀를, 짧게 사는 것보다 장수도 원하지 않는 것입니다. 마음의 균형과 평화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 중에 많은 분들이 주님의 은총으로 바로 겸손의 이 두 번째 단계에 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겸손의 세 번째 단계는 가장 완전한 단계로서 첫 번째 단계와 두 번째 단계를 지난 신자들의 겸손입니다. 만일 하느님의 영광과 우리의 구원을 위해 가난을 선택하든지, 부유함을 선택하든지 똑같다면,,, 가난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겸손을 본받아,,, 더 비천해지고, 더 낮아지고, 더 업신여김 받길 원하는 것입니다.
 
이 세 번째 겸손의 단계에 도달한 분이,,, 제 생각에 지금 프란치스코 교황님이십니다. 그분의 강론과 그분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면,,, 정말 겸손의 깊은 단계에 도달하셧습니다. 그분은 교황으로서의 권위가 전혀 없습니다. 그분은 어느 누구도 겁내지 않고, 주님의 말씀을 당당하게 전합니다. 그분은 자신에게는 참으로 엄격하지만,, 아프고, 소외받은 사람들에게는 지극한 사랑과 자비를 베풉니다. 참으로 오늘 주님이 칭찬하신 백부장의 겸손과 사랑을 지닌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우리에게 보내주신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우리가 주님께 청하는 것은 주님의 은총과 성모님의 전구로 우리의 겸손이 날로 깊어져,, 가장 완전한 겸손의 단계에 도달하게 해 주시길 빕니다. 바로 그 겸손으로 주님이 칭찬하신 깊은 믿음의 은총을 받게 해 주시길 빕니다. “지극히 겸손하신 성모님, 당신의 겸손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오늘 복음의 백부장처럼,, 주님을 섬기고 형제들을 사랑하도록 전구해 주소서... 아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0 2017. 11. 2. 위령의 날미사(둘째미사) 경주 묘원 울산대리구청 2017.11.13 23
69 2017. 10. 30. 연중 제30주간 월요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11.01 26
68 2017. 10. 23. 연중 제29주간 월요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10.23 31
67 2017. 9. 29.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울산대리구청 2017.09.29 166
66 2017. 9. 25.연중 제25주간 월요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9.26 21
» 2017. 9. 18. 연중 제24주간 월요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9.18 36
64 17.9.9. 연중제22주간 토요일(대리구시복시성도보순례 1주년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9.11 19
63 2017. 9. 4. 연중 제22주간 월요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9.04 28
62 2017. 8. 29.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8.31 71
61 2017. 8. 8. 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8.08 32
60 2017. 8. 1. 성 알폰소학자 기념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8.02 37
59 2017. 7. 25. 성 야고보 사도 축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7.25 30
58 2017. 7. 18. 연중 제15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7.18 18
57 2017. 7. 11. 성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7.11 29
56 2017. 6. 27. 제12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6.27 32
55 2017. 6. 20. 연중 제11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6.21 23
54 2017. 5. 23. 부활 제6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5.23 58
53 파티마성모 발현 100주년 미사강론 울산대리구청 2017.05.10 65
52 2017. 5. 2.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5.08 39
51 2017. 4. 18. 부활팔일축제 내 화요일(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7.04.1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