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7. 9. 4. 연중 제22주간 월요일(대리구미사)
① 1테살 4,13-18 ㉥ 루카 4,16-30.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하지 말라는 것
 
!!, 오늘 대리구 미사에 나오신 여러분에게 주님께서 당신의 축복을 내려주시길 빕니다. 오늘뿐 아니라, 앞으로 월요일 대리구 미사에 나오는 모든 분들에게 민수 6,22의 말씀처럼 축복을 끊임없이 내려주시길 빕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복을 내리시고, 여러분을 지켜 주시리라.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여러분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여러분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 오늘은 제1독서 테살 1서의 말씀을 묵상합니다. 테살1서는,,, 신약성경 중 첫 번째로 쓰여진 바오로 사도 서간입니다. 테살로니까 북쪽에 있는 필립비에서 유럽대륙에서 첫 번째로 전교할동을 하다가 옥에 갇힌 바오로 사도는 필립피를 떠나 테살로니카로 와서 전교를 합니다. 그 결과 주님의 공동체가 생겼습니다. 그러나 또 유다인들의 박해가 일어나자 피하게 됩니다. 이에 바오로사도는 이 갓난아기와 같은 어린 공동체를 너무나 염려하고 걱정한 나머지 편지를 씁니다. 이렇게 해서 공동체의 신앙을 성장시키고자 한 것입니다.
 
이렇게 바오로사도의 어버이같은 사랑이 절절히 나타나는 1테살는 오늘 신자들에게 이렇게 타이릅니다: “형제 여러분, 죽은 이들의 문제를 여러분도 알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셨음을 우리는 믿습니다.”
 
이 말씀은 제게 더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작년 11월 말, 제 모친께서 천국으로 떠나셨습니다. 어머니 장례를 치루면서,, 제가 형제들에게 한 말은 오늘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었습니다. 신앙이 없는 사람처럼, 주님의 부활을 모르는 사람처럼, 너무 과도하게 울고불고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장례미사는 복산성당에서 아름답게 치루었습니다. 주교님과 많은 사제들, 그리고 많은 신자들이 성당을 가득 메웠습니다. 문제는 장례미사가 끝난 다음이었습니다. 형제들이 울산을 떠나면서,,, 저에게 한가지 충고를 했습니다: “신부님, 우리는 다 가정이 있기 때문에,,, 그런대로 가족들과 살다보면,, 어머니에 대한 슬픔은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부님은 독신생활을 하기 때문에,,, 시도때도없이 슬픔이 밀려와서,,, 우리보다 더 힘들 것입니다. 그러니 건강 잘 챙기시고 잘 이겨내길 빕니다.”
 
이 충고를 웃음으로 넘겼지만,, 곧바로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때,, 저녁에 비가 부슬부슬 내릴 때,, 어머니가 사무치게 그리워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제가 12살 때 소신학교에 입학했을 때,, 소신교 첫 1년동안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향수병에 걸려 죽을 고생을 시키더니,,, 이제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도 날 이렇게 힘들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인간적으로 어머니가 그립기는 하지만, 절망하거나 허망한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그 굳건한 믿음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살아생전에 성모님을 너무나 사랑한 어머니는 성모님의 손을 잡고 천국으로 가셨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 세상에서는 못 만나지만, 천국에서 만날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도와 미사로써 만나고 있습니다. 때로는 어머니 산소에 가서 연도를 드리고 오면,, 그래도 한결 마음이 편합니다. 믿음의 은총으로 그리스도 신비체 안에서 어머니를 만나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이 모든 성인들의 통공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주님의 부활하심을 믿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죽음을 슬퍼하지만,, 절망하지 않습니다. 죽음으로 모든 것이 따 끝났다는 식으로 허무주의에 빠지거나,, 인생전체를 허망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죽음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입니다. 정말 우리는 잘 죽기 위해서 신앙생활하는 것입니다. 죽음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을 눈으로 보고 만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죽음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은총입니다. 죽음을 통해서 우리는 결정으로 회개하고 주님 품에 안기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것이 얼마나 큰 슬픔이고 고통인지를 아는 저는,, 지난 월요일(8월 28일)에 한 수녀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수녀님은 옛날 저와 같은 본당에서 일하셨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어머니,, 새벽에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1남 4녀의 장남인 오빠가 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안하겠고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집안에 수도자가 있긴 하지만, 가족들이 오랜세월 모두 다 냉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례미사를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수녀님은 정신이 없는데가 당황하고 계셨습니다. 오빠에게 대들지도 못하고 심적 고통이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영안실에 가서 장례미사를 해도 되겠느냐고 했더니 수녀님은 너무나 기뻐하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경주 어떤 대학병원 영안실에서 소박하지만,, 아름답고 은혜로운 장례미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돌아가신 분을 잘 모릅니다. 그러나 그 장례미사를 안 하면, 수녀님이 평생 한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수도자가 자기 어머니를 천국으로 보내는데,,, 장례미사가 없다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다른 수녀님 7분과 함께 장례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장례미사를 마치고 나서 수녀님들과 간단한 식사를 하는데,,, 그 수녀님과 다른 수녀님들이 놀라운 말씀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장례미사를 마치고 나니,,, 마치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물론 슬픔은 있지만,, 마음에 평화가 오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꽉 막힌 것이 뚫힌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때까지 눈물만 흘리던 그 수녀님이 처음으로 웃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도 신앙이 없는 사람들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가시면,, 눈물을 흘리고 슬퍼합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의 부활을 믿습니다. 주님의 부활은 바로 우리의 부활입니다. 주님은 바로 우리를 위해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우리자신의 죽음을 과도하게 두려워하거나 피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인간적으로는 두렵고 피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성체를 영하면서,,, 주님과 하나가 되어 있기 때문에 주님과 함께 죽음을 받아들이고 주님 부활의 은총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무리 부족해도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무한한 구원은총이 있기에 우리는 구원받을 것입니다. 그뿐 만이 아닙니다. 성모님과 모든 성인들의 전구를 물리치지 않으시는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로 구원받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오늘 1테살 6장의 희망이 없는 비신자들처럼 슬퍼하지 말라는 말씀은 우리에게 은총으로 실현되는 것입니다. 이런 우리 신앙인의 축복받은 모습을 위령미사 감사송이 아름답게 노래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복된 부활의 희망을 주셨기에,, 저희는 죽어야 할 운명을 슬퍼하면서도,,,    다가오는 영생의 약속으로 위로를 받나이다.   주님,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이오니,,,   세상에서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영원한 거처가 마련되나이다.”
이 감사송이 전하는 주님 부활의 은총과 축복이 오늘 그리고 우리 삶 내내 가득히 내리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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