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446호 2017.08.06 
글쓴이 차광준 신부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차광준 다윗 신부 / 이주노동사목 

  우리는 누군가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그 사람 인상이 어떻더라’라면서, 그 사람의 생김새 보다는 그 사람으로부터 느껴지는 분위기나 성품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른 이유로 한 개인의‘인상(印象)’을 단정 짓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인종(人種)’이라는 이유입니다. 우리들은 외국인을 바라볼 때는 선입견, 편견의‘이미지’(image)로써 그 사람의‘인상’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듯 외국인에 대한‘특정화된 이미지’는 한 개인의‘인상’을 상실하게끔 합니다. 특별히 우리는 이주 노동자들을 만날 때, 이렇게‘특정화된 이미지’로써 그들을 판단하기 쉽습니다. 하지만‘특정화된 이미지’는 그들의‘인상’이 아닙니다. 이주 노동자들 또한 우리와 마찬가지로 한 명, 한 명 이름이 있고, 삶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주 노동자들을 바라볼 때, 개인의‘인상’보다는,‘특정화된 이미지’로써 그들의 본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오류를 저지르기 쉽습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서 거룩한 모습으로 변모하신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왜 제자들은 평소에는 예수님의 거룩한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예수님의 평소의 모습은 전혀 거룩한 모습이 아니셨던 것일까요? 그러다가 갑자기 이날, 이 상황에서 거룩해지신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십니다.‘거룩함’그 자체이신 분이십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자들은 예수님의 거룩한 모습을 평소에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그것은 제자들은 예수님에 대하여 자신들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특정화 된 이미지’로써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생각하는‘스승’이라는 이미지,‘메시아’라는 이미지 등이 예수님의 본래의 거룩한 모습을 볼 수 없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참된 이유 보다는 자신들이 예수님께 기대하였던 이유들이 만들어낸‘특정화된 이미지’가 예수님의 참된‘인상’을 상실하게끔 하였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우리들은 예수님을 바라볼 때, 우리들이 만들어 낸‘이미지’보다는 본래 예수님께서 지니고 계셨던‘인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노력 안에서 우리의 형제들, 이웃들, 그리고 이주 노동자들을 바라볼 때, 제자들이 예수님의 거룩한 모습을 제대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또한 그들의 참된 모습을 제대로 발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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