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49호 2013.1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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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육신의 부활을 믿기에 화장을 금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머니의 유지에 따라서 화장을 선택한 일이 마음에 걸립니다.
장재봉 신부(활천성당 주임) gajbong@hanmail.net
질문을 받고 어머님의 마음을 헤아려보았습니다. 그리고 매장이 아닌 화장으로 땅의 삶을 마감하길 원하신 어머님의 영혼을 위해서 기도가 흘러나왔습니다. 이야말로 살아 숨쉬던 땅에 대한 감사이며 자기 자리를 비우는 주님 닮은 모습이라 생각되었습니다. 후손의 영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풍수를 따지고 명당자리를 탐하는 세상에서 ‘몇 배 더’ 그분께서 만드신 세상을 사랑하는 행위이라 믿어집니다. 세상은 죽음을 삶의 끝이고 나락이라 애통히 여기며 회피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이란 아버지 집으로의 신나는 귀향입니다. 기쁘고 복된 새 삶의 문턱을 넘어서는 과정일 뿐입니다. 부활을 믿는 그리스도인은 죽음 앞에서 예수님을 뵈올 생각으로 새색시처럼 설렙니다. “사람이 생겨날 때 그를 빚어내시고 만물이 생겨날 때 그것을 마련해 내신 온 세상의 창조주께서”(2마카 7, 23) 목숨과 생명을 다시 주십니다. “이 썩는 몸은 썩지 않을 것을 입고 이 죽는 몸은 죽지 않는 것을”(1코린 15, 53) 입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상상치 못할 아름다운 모습으로 부활할 것입니다. 교회는 화장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우리를 위해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 무덤이 없습니다. 진정한 부활의 신앙으로 마음 짐을 벗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