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244호 2013.11.17 
글쓴이 홍성민 신부 

평일 미사에 자주 참여하는 편이지만,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아 미사예물은 봉헌하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기도합니다. 그런데 자신이 원하는 지향으로 미사 예물을 봉헌한 사람과 예물을 봉헌하지 않고 마음속으로 지향을 기도한 사람과는 미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은총이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불안합니다.

홍성민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parvus@hanmail.net

미사 예물은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의 표현이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 주시는 것에 대한 대가나 요금이 아니기에, 미사 예물의 여부로 은총이 주어지고, 또 주어지지 않는 것은 분명히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서 과연 미사의 은총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미사의 은총은 내가 지향을 넣은 그대로 일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미사의 은총은 나의 기도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도드리는 나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이 있어서 부모에게 청을 할 때, 부모는 사랑으로 그 아이의 말을 들어주겠지만, 모든 것을 아이가 청하는 그대로 해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부모가 능력이 없어서 못 해주는 경우도 있겠지만, 아이에게 필요하지 않거나, 오히려 해가 되는 것이라면 들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해 주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의 청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부모의 존재가 없다고 말할 수 없고,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신앙이 가르쳐주는 하느님의 사랑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진실한 믿음으로 하느님께 기도드린다면, 기도의 결과와 상관없이 기도드리는 그 순간부터 이미 은총을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나의 아프고, 불안하며, 힘들고, 괴로운 마음을 헤아려주시고, 이해해주시며, 용서해주시고, 위로해주시는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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