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 25. 성 야고보 사도 축일(대리구미사)
① 2코린 4,7-15 ㉥ 마태 20,20-28.
악으로부터의 구원자이신 주님
!!, 오늘은 야고보사도 축일입니다. 요한사도의 형이며, 베드로 사도와 함께, 주님께 특별한 사랑을 받은 3분의 사도 중 한분이며 사도들의 첫 번째 순교자입니다. 오늘 야고보 사도축일을 맞이하여, 사도들의 후계자들인 세계 모든 주교님들과 사제들을 위해 기도드리도록 합니다.
!!, 지난주에 우리는 ‘유혹에 빠지 않게 해 달라.’는 청원기도에 대해서 묵상했습니다. 이 기도는 우리자신과 세상에 대한 애착에서 벗어나도록 청하는 기도입니다. 욕심과 애착을 이기기 위해서는 기도해야 함을 묵상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루카 22,40)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이것이 지난 주 묵상 내용이었습니다.
오늘 주님의 기도 마지막 “악에서 구하소서”입니다. 이 마지막 청원기도는 사실 주님의 기도 전체를 요약하는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구원의 은총을 청하는 기도입니다. 주님이 주시고자하는 구원의 은총을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마지막으로 청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우리 인간의 구원자, 해방자이기 때문에,, 우리를 모든 고통과 악에서 구원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이 주시고자 하는 선, 즉 주님구원의 은총을 달라는 것입니다.
또한 이 청원기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세의 사정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에페 2,4의 “자비가 풍성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으로, 잘못을 저질러 죽었던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습니다. ─ 여러분은 이렇게 은총으로 구원을 받은 것입니다.”라는 말씀대로 우리는 주님을 믿음으로써 이미 구원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악이 판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의 구원이 완성되지 않은 것입니다.
이것이 소위 “이미”와 “아직”의 법칙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세상 종말 때, 묵시록이 전하는 새하늘, 새땅이 올 때,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악이 범람하는 세상 한가운데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맘 속에도 그 악을 지니고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로마7장은 우리가 선을 행하려고 하지만, 맘 속에 악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선을 행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여기에서 나는 법칙을 발견합니다. 내가 좋은 것을 하기를 바라는데도 악이 바로 내 곁에 있다는 것입니다.”(로마 7,19.21)
이렇게 우리의 유전인자 속에, 우리의 뼈와 피속에 있는 악을 원죄라고 합니다. 이렇게 악은 세상 곳곳에 있지만,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이미 맘 속에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유의지를 가진 우리는 아주 쉽게 이기적으로 악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런 악의 힘이 너무나 강하여 우리의 힘으로는 이런 악에서 도저히 벗어날 길이 없기 때문에 로마 7,24은 이렇게 부르짖습니다: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그래서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기도는 예수님을 구세주로 고백하는 기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주님께서 구해주지 않으면 우리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이 막강한 힘을 가진 악은 무엇입니까? 악은 선의 결핍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건강이라는 선이 결핍되면 병이라는 악이 생깁니다.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는 그 사랑이 결핍되면, 증오심으로 자식을 박대하여 죽게 합니다.
2년전에 바로 울산에서 그런 일이 생겼습니다. 증오는 사랑이 결핍된 것입니다. 그 중오심 때문에 사람이 죽고, 전쟁이 일어납니다.
자연질서가 잘 유지되지 않고, 무너지면, 자연재해가 일어납니다. 홍수, 태풍, 지진등이 일어납니다. 자연질서가 결핍된 것입니다.
이런 악을 우리는 매일,, 수시로 체험하고 있는데,, 바로 고통입니다. 고통은 악에서 오는 것입니다. 늙고, 병들고, 외롭고, 죽게 되는 고통은 생명이 충만하지 못해서 옵니다. 이렇게 생명이 부족한 악에서 고통이 옵니다. 서로 사이가 좋지 못해서 오는 고통은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에 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악에서 구해달라는 기도는 바로 우리를 고통에서 구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모든 미움이라는 고통에서, 전쟁과 분열이라는 고통에서, 온갖 질병과 죽음이라는 고통에서 구해달라는 기도입니다.
이렇게 우리를 증오심과 죽음이라는 악에서. 고통에서 구해주기 위해서 주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신 주님께서는 우리가 저지른 모든 악을 십자가의 고통으로, 자비롭게 용서하시고, 갚아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 부활로써 우리를 모든 악에서 해방시키고 영원한 생명을 주신 것입니다.
따라서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기도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바로 나의 구원자, 세상의 구원자이심을 믿는 신앙고백입니다. 이 믿음으로 사는 우리의 모습을 갈라 2,20은 아름답게 묘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육신 안에서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바로 이 믿음으로 우리는 모든 삶을 예수님께 맡기고, 의탁합니다. 이렇게 주님을 믿고 의탁하도록 성령께서는 주님의 말씀을 깨닫게 하시고 믿음의 은총을 주시는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로 만들어 줍니다. 이렇게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기도가 이루어집니다.
이제 주님의 기도 묵상을 마치면서, 다같이 주님의 기도를 함께 바치도록 합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그럼,, 우리가 이때까지 묵상한 주님의 기도를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보겠습니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나의 압바, 우리의 압바 아버지,
무한하시며 우리 마음속에 살아계시는 하느님, 나의 압바, 우리 모두의 아버지!!
단 하나의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우리가 서로 사랑하게 하시어, 우리모습을 보고, 세상이 당신을 찬미하고 당신의 아들 예수님을 믿게 해 주십시오!
지금부터 천국의 시민으로 살 수 있도록 8가지 참된 행복의 은총을 주시고,
사랑하라는 당신을 뜻을 실천하도록 우리에게 겸손과 순종의 영을 주소서.
우리가 매일 먹어야 할 육신의 빵을 얻기 위해서 일 할 수 있는 힘과 나눌 수 있는 친교의 은총을 주시며, 믿음의 은총을 위하여 매일 말씀을 먹게 하시고, 영원한 생명의 빵 성체를 주소서.
당신 자비의 얼굴이신 예수님사랑의 힘으로 부족한 우리가 서로 용서함으로써 당신의 자녀가 되게 하시며,
겸손과 가난의 은총으로 모든 유혹과 시험에서 이기게 해 주시며,
구원자 예수님을 오롯이 믿고 사랑하는 우리를 모든 악과 고통에서 구원하시어, 천국에서 영원히 당신을 찬미하고 감사드리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