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32호 2013.09.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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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세례 대부님과는 연락이 없습니다. 견진 대부님을 새로 정하라는데, 그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장재봉 신부(활천성당 주임) gajbong@hanmail.net
대부모 전통은 로마제국에서 박해를 당하던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언제 순교할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자신은 순교할지라도 자녀들이 올바른 신앙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영신적 어버이를 맺어 주었던 것인데요. 교회는 이 전통을 이어 세례성사와 견진성사 때에 영적 후견인을 정하도록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부모는 주님 안에서 맺어진 축복의 어버이입니다. 따라서 대부모에게는 세례식 이후에도 꾸준히 대자녀 안에 싹튼 여린 신앙을 살펴 튼튼히 자라도록 보호하며 도울 의무가 있습니다. 대자녀가 성사 생활과 교회 활동에 항구할 수 있도록 기도로 응원하는 버팀목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영적자녀가 신앙의 삶을 잘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서는 어버이의 희생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회가 대부모에게 대자·대녀들을 올바른 신앙으로 이끌어갈 것을 엄숙히 언약하도록 하는 이유입니다. 대부모와 대자녀의 관계가 주님 사랑으로 서로 존중하고 독려하는 성가정으로 탄생하는 축복된 일임을 아셨으니, 견진 대부님과는 주님의 뜻 안에서 탄탄히 맺어질 수 있도록 힘껏 기도하기 바랍니다. 세례 대부님처럼 소원해지는 일이 없도록, 성숙하고 든든한 자녀가 되실 것도 당부드리겠습니다. 부디 견진 대부님과의 관계가 “꽃다발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 마감되지 않도록, 함께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