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7. 7. 11. 성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일(대리구미사)
① 창세 32,23-33 ㉥ 마태 9,32-38.
 
아낌없이 베푸시고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얼굴: 예수님
 
!!, 오늘, 유럽의 수호성인이신 베네딕도 성인축일을 맞이하여 모든 수도자들과 유럽을 위해 기도드리도록 합니다.
 
!!, 주님의 기도 후반부의 첫 청원기도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를 묵상하면서... 매일 먹어야 할 양식은 첫 번째 양식은 육신에 필요한 음식이며. 이 음식을 위해 노동할 수 있는 힘과 가난한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친교를 청했습니다. 두 번째 매일의 양식은 하느님의 말씀이며,, 세 번째 매일의 양식은 성체임을 지난번에 묵상하였습니다.
 
오늘은 주님의 기도 후반부 두 번째 청원기도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를 묵상합니다. 기도의 원문은 “저희에게 빚진자의 빚을 탕감하오니, 저희의 빚을 탕감해 주십시오”입니다. 즉 용서의 본뜻은 상대방이 우리에게 빚진 것을 없애준다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용서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1억이라는 돈을 빌려갔는데, 그 돈을 갚을 힘이 없자, 받지 않고 탕감해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가 1억을 손해를 보는 것입니다. 그 1억을 벌기 위해 얼마나 피땀을 흘렸는데,, 그리고 그 돈으로 애들 공부도 시키고, 집도 수리해야 하는데... 그 피와 같은 돈을 받지 않고 탕감해 준다는 것은 내 살을 도려내는 것과 같습니다. 이처럼, 용서는 상대방이 짊어진 짐을 내가 짊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잘못은 상대방이 하고, 그 손해는,, 그 고통은 내가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용서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을 잘하려고 하면 할수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왜 내가 먼저 용서하고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는데... 내가 바보인가?? 왜 내가 항상 손해보고, 양보해야 하는가? 왜 내가 항상 희생하고, 별 잘못도 없는 내가 고통을 당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마태 18,23이 아름답게 설명합니다: 어떤 왕에게 일년 국가예산과 맞먹는 1만탈란트 빚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사람은 당연히 그 엄청난 빚을 갚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내와 자식을 다 팔아 갚겠다고 하자 왕이 불쌍히 여겨 탕감해 줍니다. 이렇게 왕에게 河海와 같은 은혜를 입은 그자가 자기에게 1백데나리온 빚진 형제를 용서하지 못하고 감옥에 가두어버립니다. 그러자 왕이 진노하여 그 사람을 감옥에 가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비유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립니다: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이 비유의 핵심은 우리인간은 하느님께 1만탈란트에 해당되는 어머어마한 빚을 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생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수 있는 온세상과 우주를 받았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예수님을 보내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박혀서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죄는 우리 인간이 짓고, 그 고통은 예수님이 당한 것입니다. 그 결과로 이제 우리는 영원한 생명, 천국을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하느님께로부터 엄청난 빚을 진 것입니다. 하느님께로부터 그 엄청난 은혜를 우리 노력과 공로로 산 것이 아니라 공짜로, 은총으로 받은 것입니다. 모두 빚인 것입니다. 여기에서 하느님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하느님은 아낌없이 자비롭게 베푸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얼굴은 바로 자비입니다.
탈출33장에서 하느님 얼굴을 보여달라고 청하는 모세에게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얼굴을 보는 사람은 살지 못한다고 하면서 거절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를 장엄하게 선포하십니다: "주님께서는 모세 앞을 지나가며 선포하셨다. 『주님은, 주님은 자비하고 너그러운 하느님이다. 분노에 더디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며 천대에 이르기까지 자애를 베풀고 죄악과 악행과 잘못을 용서한다.』“(탈출 34,6~7) 바로 이 자비하신 하느님의 모습이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님에게서 완전히 드러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예수님을 자비로운 하느님의 얼굴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고 용서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자비는 바로 하느님의 얼굴이요 모습이기 때문에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용서와 자비를 베풀 때, 비로소 하느님을 닮아갑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아무리 배은망덕하고 남을 용서하지 못해도, 하느님은 우리를 여전히, 무한히 사랑하십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형제들에게 자비롭지 않으면, 마치 창문을 닫고 커텐을 치고 사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창문을 닫고, 커텐을 치고 캄캄하게 살아도 하느님의 자비는 태양처럼 계속해서 쏟아집니다. 그러나 태양처럼 찬란히 빛나는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가 창문을 닫고, 커텐을 치고 살기 때문에 방안으로, 우리 영혼안으로 들어오지 못합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남에게 자비롭고 용서를 베푼다면, 우리는 창문을 열고 커텐을 걷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면 자비로운 하느님의 은총이 찬란한 햇빛처럼, 우리 영혼 안으로 들어옵니다.
바로 이렇게 하도록 예수님은 오늘도 말씀과 성체로 우리에게 오는 것입니다. 주님과 일치해서, 주님이 베푸신 자비를 우리도 베풀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이 한없이 자비하심을 믿는 우리도 형제를 용서하고 자비로울 수 있는 은총을 청하기 위해서 우리는 기도합니다: “주님,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청하는 것은 주님의 자비를 받을 수 있도록 우리에게 남을 용서할 힘을 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기도의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는 청원이 이루어지길 비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자비를 청하는 기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사를 시작하면서, ‘주님,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라고 세 번 청합니다. 그리고 영성체하기 전에도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주님이 성체로 오기 전에,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청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를 매일 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죄인인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 “예수님, 자비를 베푸소서”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이 간단한 화살기도는 바로 형제에게 자비를 베풀수 있는 힘과 지혜를 주님께 청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께 용서받고 자비를 입은 것처럼, 형제에게 자비를 베풀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주님의 자비와 용서가 우리에게 완전히 이루어지길 청하는 것입니다.
 
!!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는 기도를 통하여 우리를 자비로운 예수님과 일치시키고 자 하시는 하느님 아버지께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그 자비의 은총과 축복이 주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하여 우리에게 충만히 내리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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