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69호 2016.0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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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상효 신부 |
오래된 유혹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루카 4, 3)
김상효 신부 / 신선성당 주임 airjazz@hanmail.net
사십일 동안 광야에서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고 표현되는 이 장면을 악마와 예수님 사이에 펼쳐진 대결(?)로 보는 것 보다는 당신의 내면 안에서 이루어진 고민과 숙고라고 보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 당신이 하셔야 할 일은 자명하다. 그러나 그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마치 악마와 대결하시듯이 치열하였을 법하다.
빵이 돌처럼 많아지면 가난의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는 환상을 가지며 우리는 오랜 경제발전의 시절을 인내하며 보냈다. 기업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고, 경제 규모가 커져서 국가 경제가 발전하면 내 살림살이도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굳게 다지며 매일을 버티며 살아왔다. IMF 구제금융 시절, 금융과 기업을 살리기 위해 국민의 이름으로 금 모으기를 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리고‘정리해고’라는 제도도 기꺼이 수용했고‘비정규직’이라는 낯선 제도도 일상으로 받아들였다. 어떻게든 경제성장이라는 자전거 바퀴를 멈추지 않으려 다들 그렇게 버텨왔다.‘낙수효과’라고 부르는 검증되지 않은 이론을 경제의 근간으로 삼고 살아왔다. 그러는 동안‘분배’는 낯선 단어가 되었고,‘양극화’는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었다. 우리는 성장이라는 오래된 유혹에 늘 압도당하며 살아왔다.
빵이 돌처럼 많아진다 해도 그 많아진 빵을 또 누가 가져가겠는가? 예수님은 고민과 숙고를 마치고 광야를 나오신다. 그리고 당신의 길, 노선, 방법을 묵묵히 사람들에게 보여주신다. 우리는 성 금요일 수난 예식에서 당신의 결정 내용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살과 피를 내어놓는 방법! 그리고‘너희도 이렇게 하라’는 가르침.
분배라는 단어가 너무 세속적이라면‘나눔의 구조화’나‘사랑의 시스템화’ 정도로 불러도 무방하다. 애덕 실천의 열정은 애덕이‘사회화’되는 데까지 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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