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교부인 시리아의 에프렘(306~373년)은 사제직을 ‘찬란한 보석’에 비유했습니다. “사제직이란 무한히 존엄한 직분이며, 하느님께로부터 온 존엄한 성직을 받은 사제는 바로 사랑이신 하느님 안에 있으며 그래서 사제의 몫은 사랑입니다. 사제는 사랑으로 하느님과 하느님의 백성에게 봉사하고 그 사랑 안에서 자신의 사제직에 대한 힘을 얻습니다. 그래서 사제직은 마치 ‘찬란한 보석’과 같습니다. 어떠한 인간적인 비참함이나 곤궁 속에서도 사제직은 결코 더럽혀지지 않으며, 사제직이 지닌 아름답고 맑고 깨끗한 빛은 퇴색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사랑이신 하느님께로부터 왔기 때문입니다(사제직에 관한 강론 4,5).” 에프렘은 이 사제 직무가 하느님의 사랑으로 빛나는 보석과 같은 하느님의 선물이지만, 그 빛을 잃으면 깨어질 수도 있는 보석으로 보았기에 두려운 마음으로 사제직을 받지 않고 평생을 부제로 지냈다고 합니다.
오늘은 성소주일이며 착한 목자 주일입니다. 세상은 착한 목자를 필요로 합니다. 요한복음은 이 착한 목자가 지녀야할 덕목들을 열거하고 있지요. 양들의 목소리와 상태를 아는 것은 물론, 그들을 위해 목숨까지도 내 놓아야하는 목자, 예수님을 쏙 빼닮은 목자를 어떻게 얻어 만날 수 있을까요? 그것은 하느님께서 먼저 불러 주시기에 가능합니다. 밤새도록 고기한 마리 잡지 못한 베드로에게 깊은 곳에 그물을 던지라고 하신 것처럼 말이지요. 우리는 오늘 우리가 드리는 미사를 통해 우리를 부르고 계신 당신을 만납니다. 우리들이 하느님의 사랑으로 구원 받고 미사 때마다 그 사랑으로 자양분을 얻는다는 것을 인식할 때, 우리를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신뢰하며 자기를 버리려는 마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
교황 베네딕또 16세는 성소주일 담화문을 통해 ‘성소’를 ‘하느님의 주도적인 부르심과 인간의 자유로운 응답’으로 설명하면서, 주님께서는 모든 문화와 모든 시대의 사람들을 자유로이 선택하시어 자비로운 당신 사랑의 신비로운 계획에 따라 당신을 따르도록 초대하시므로 우리는 가정과 본당, 사도직 단체와 수도 공동체 등 교구의 모든 영역을 하느님께서 주도하시도록 끊임없이 간청할 것을 권고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기도합니다. 오늘도 믿음직한 젊은이들을 많이 부르시어 주님의 제자로 삼으시고, 주님의 일꾼으로 삼으소서. 온 인류의 구원을 바라시는 주님, 온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진리의 빛과 사랑의 불을 갈망하고 있사오니 많은 젊은이들이 그 갈망에 응답하여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