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

가톨릭부산 2015.10.07 06:03 조회 수 : 31

호수 1990호 2009.04.26 
글쓴이 한건 신부 

부활 축제가 점점 시들해지고, 다시금 일상으로 그럭저럭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복음의 끝부분에서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십니다. 증인이라 어떤 사람입니까? 증인을 희랍어로 마르튀리아(marturia)라고 합니다. 이 말은 증거자, 보고 듣거나 경험한 것, 혹은 신적 계시나 영감으로 안 바를 확증하는 사람입니다. 후에 이 말이 그리스도교 용어로 채택되면서 그 의미가 본질적으로 변화였습니다. 교회 안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해 언어를 통하여 증거하고, 자신의 언어가 진리이기 때문에 피를 흘리면서 까지 예수님의 부활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말로 하면 증인이 바로 순교자입니다. 박해 이후에는 피흘림의 순교 대신 복음의 삶을 철저히 사는 이들을 영적 순교자로 불렀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자는 증인이며 동시에 순교자라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우리는 부활을 체험한 자와 체험하지 못한 자의 삶을 베드로 사도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부활을 체험하지 못했을 때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의 총애를 받았지만, 결국에는 수난에 동참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하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또한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 유령이라며 두려워 떨었습니다. 그런데 부활을 체험한 후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1독서에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약하고 비겁했던 그가 예루살렘 대성전에서 두려움 없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느님의 예고대로 예수님의 부활이 이루어졌다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이후 어떠한 위험이나 박해에도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게 예수님의 부활을 세상 곳곳에서 선포하셨습니다. 자신의 언어를 통한 증거가 진리였기에 피를 흘리는 순교까지 했던 것입니다.

2독서에서 요한 사도는 ‘나는 그분을 안다’하면서 그분의 계명을 지키지 않는 자는 거짓말쟁이고, 그에게는 진리가 없으며, 그분의 말씀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는 참으로 하느님의 사랑이 완성된다고 말씀하십니다. 베드로 사도처럼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하지 않으면 참된 신앙인이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부활 축제때 기쁨의 큰 소리로 외쳤던 ‘알렐루야’가 성당 안에서만 아니라 세상 곳곳에서 우리의 목소리로 쉼없이 울려퍼져야 합니다. 200여년 전 우리의 신앙 선조들은 박해를 피해 깊은 산속에서, 체포되어 견디기 힘든 고문과 형벌 속에서도, 심지어는 형장에 끌러가 순교하기 직전에도 “천지의 큰 부모이신 천주님을 배반할 수 없습니다”(양재현 순교자)라는 신앙고백을 우리도 해야합니다. 왜냐하면 부활을 체험한 우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기 때문입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035호 2010.02.07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김근배 신부 
2034호 2010.01.31  기적의 뜻 김승주 신부 
2033호 2010.01.24  중용의 길을 가신 스승님!(루카 4, 14∼21) 석찬귀 신부 
2032호 2010.01.17  새 신랑 예수님, 새 신부 나 표중관 신부 
2031호 2010.01.10  주님 세례에 나타난 겸손 권지호 신부 
2030호 2010.01.03  빛을 찾아서 윤경철 신부 
2028호 2009.12.27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김기홍 신부 
2027호 2009.12.25  예수 성탄 대축일 이재혁 신부 
2026호 2009.12.17  행복한 신앙인인 성모님 최경용 신부 
2025호 2009.12.10  ‘베풂’과 ‘기쁨’ 김윤근 신부 
2024호 2009.12.03  인권과 정의 강영돈 신부 
2023호 2009.11.26  종말론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 오남주 신부 
2022호 2009.11.19  그리스도왕 대축일 김동환 신부 
2021호 2009.11.12  이 순간 최선을 다하자 전열 신부 
2020호 2009.11.05  가난한 과부의 헌금 장훈철 신부 
2020년 1월 19일 연중 제2주일  하느님의 어린양 김두윤 신부 
2019호 2009.10.29  행복은 소유가 아닌, 존재 그 자체 박근범 신부 
2018호 2009.10.22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박갑조 신부 
2017호 2009.10.18  너희는 가서… 최재현 신부 
2016호 2009.10.09  내가 가진 것을 내어놓는다는 것 강헌철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