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1980호 2009.02.15 |
|---|---|
| 글쓴이 | 윤희동 신부 |
오늘 복음에 예수님께서 드러내신 나환우의 치유 사건은 몸이 깨끗해진 나환우가 봉헌의 삶이 되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이렇게 봉헌의 삶으로 나아가는 데는 몸도 깨끗해진 이유도 있겠지만, 나환우 자신의 마음이 먼저 깨끗해짐으로써 더 잘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마음이 깨끗한 생활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제가 신학대학 다닐 때 나환우 정착 마을에 가서 방학 생활 20일을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생활 중에 기억에 떠오르는 시간이 있습니다. 식사시간이었습니다. 아침 식사에 올라 온 돼지고기, 계란, 밥, 국, 반찬 등이 푸짐한 정도를 넘어서는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점심, 저녁식사 또한 말할 것도 없이 먹고 마시는 음식의 양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저희 신학생 2명이 잘 먹고 잘 지내게 해 주려는 나환우 어르신들의 마음에서 나오는 모습임을 잘 알지요. 외모로 보아서는 알 수 없는 마음 씀씀이가 배여 나오는 것임을 말입니다. 저희들도 그 분들의 정성을 무시하는 것으로 오해받지 않으려고 다 먹었는데, 저희는 몸무게를 엄청 늘리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나환우 어르신들의 마음 씀씀이와 정성을 너무나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사람의 외모에 따라서 선입견과 여러 가지 판단이 오고 가는 생활에 물들어 있는데, 그러다 보니 우리의 시각은 사람의 외모를 보고, 그 사람이 깨끗한 지 더러운 지에 대해 판단하는 경향이 어느 정도 많습니다. 마음이 깨끗한 지 더러운 지를 알 수 있는 길도 있지만, 잘 느끼고 보지 못할 경우가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의 마음을 드러내는 부분에 대해 느껴 보려고 하면 얼마든지 알 수 있습니다. 몸이 오그라들고 문드러져 있다고 해서 마음도 그렇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몸은 멀쩡해도 마음이 오그라들고 문드러져 있는 경우도 의외로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펴지고 깨끗해지는 작업이 우선임을 상기하는 것이 치유의 출발이라는 것을 기억시키는 것이 오늘 복음 같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치유 사건으로 바로 나를 깨끗하게 해 주시는 치유가 되면, 그 깨끗한 마음으로 기도와 선행 실천이 신앙생활 안에서 이루어져 하느님 나라의 기쁨이 나와 너, 우리 모두에게 널리 물들 수 있게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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