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과 겸손

가톨릭부산 2015.10.07 05:28 조회 수 : 28

호수 1969호 2008.12.14 
글쓴이 김성한 신부 

올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에서 오는 경제 위기의 한파 때문일 것입니다. 주식과 펀드가 폭락하고 환율이 치솟고 수출 감소로 서민경기가 내려않고 물가 상승과 더불어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기에 우리 마음도 같이 얼어붙고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사랑의 나눔은 더 빛나고 기쁨도 큽니다. 참 기쁨은 나누는 사랑에 있기에 교회는 오늘을 자선주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많은 것을 줄수 없을 지라도 하느님과의 사랑 안에서 마음으로부터 샘솟는 기쁨을 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는 하느님의 사랑이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이들의 필요를 돌볼 때, 우리도 그들에게 우리의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것을 돌려주는 것입니다. 자선과 사랑의 실천은 오늘 이사야 예언의 말씀과 맥을 같이 합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슬퍼하는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것 이 모든 것이 메시아의 소명이며 이 때문에 약한 모든 사람들은 기쁨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기쁨이란 우리 영혼에 하느님이 현존하고 계시다는 표지입니다. 만일 기쁨을 누리지 못한다면 주님을 모시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예수성탄의 참 기쁨을 미리 맛보게 하는 오늘 이 기쁨이 이웃과 함께 나눔으로서 커진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오늘복음에서 사람들이 세례자 요한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그리스도이신가?", "당신은 엘리야가 아니신가?", "당신은 그 예언자신가?" 이에 대해서 세 번을 "아니오!" 라며 부정합니다. 이 세 번의 부정이 반복될수록 자기는 점점 작아지고 급기야 아무것도 아니게 됩니다. 아무것도 아니라면 무엇이냐고 묻는 물음에 서슴없이 나는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 라고 대답합니다.

그 당시 엄청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던 세례자 요한은 자신의 사명과 본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요한은 자신을 낮추어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겸손 때문에 세례자요한은 예수님이 그리스도임을 알아볼 수 있었고, 헌신적으로 그리스도의 앞길을 닦을 수 있었습니다. 오시는 주님을 잘 맞이하고 알아보기 위해서는 사제들과 레위인들의 이기심 과 교만을 버리고 세례자요한의 겸손한 마음으로 불쌍한 이웃에게 사랑과 관심을 베풀어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오실 날이 가까이 왔으니 주님과 함께 항상 기뻐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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