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1968호 2008.12.07 |
|---|---|
| 글쓴이 | 윤명기 신부 |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의 모습은 이상한 사람으로 비쳐질 수 있다. 광야에서 낙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고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도시의 세련된 문화인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약간 정신이 나간 사람이거나 과격한자, 혹은 광신자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자후처럼 우렁찬 그의 목소리는 잠자고 있던 사람들의 양심을 일깨웠다.
광야의 고독 속에서 속죄와 극기, 절제로 오랜 삶을 살아온 그의 깨끗한 양심과 맑은 영혼은 많은 사람들을 그리스도께로 이끌었다.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인 요한은 그의 인품과 가르침을 통해 그의 삶 자체로써 메시아의 오심을 알리고 준비시켰다. 그는 무미건조하게 울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었다. 그는 곧 오실 메시아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일, 곧 회개를 설파하였다. 그는 메시아의 도래가 마음의 회개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을 말해주었다.
대림 2주일이다. 오시는 구세주를 맞이하기 위해 우리 역시 회개의 삶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준비임을 잘 안다. 세례자 요한처럼 도심을 떠나 산이나 광야에서 은수자처럼 살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얼마든지 회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기도와 극기, 절제의 삶을 통해 세례자 요한처럼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호소력 있는 설교가 되도록 해야겠다. 교회 안에서조차 극기와 절제, 희생과 보속 대신에 쉽고 편한 삶의 방식만을 찾으려는 경향이 많은 이 시대에 우리는 좀 더 치열하게 자신을 버리고 영혼의 정화를 위한 이러한 노력들이 필요함을 새롭게 인식했으면 좋겠다. 이웃사랑이 중요하며 전부라고 쉽게 말하지 말고 이웃을 제대로 잘 사랑하기 위해 자신을 죽이고 절제하는 법을 배워야 하겠다.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여기며 오시는 그리스도께로 사람들을 모아들이고 자신은 조용히 사라져갔던 세례자 요한처럼 묵묵히 자신의 사명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오늘의 우리 사회와 교회 안에서도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딱딱하고 재미없는 사람처럼 보이더라도 죄악과는 타협할 줄 몰랐던 요한을 예수님은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이들 중에 가장 큰 인물이라고 하셨다. 하느님 앞에 위대한 사람은 철저한 자아포기와 자기 부정을 통해 그분의 뜻 안에서 작은 자로 머무는 사람일 것이다. 오시는 구세주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우리의 마음도 세례자 요한처럼 겸허하면서 뜨거운 사랑으로 충만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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