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1964호 2008.11.09 |
|---|---|
| 글쓴이 | 이윤벽 신부 |
신축중인 성당에서 본당 사목을 처음으로 시작하였는데,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구나 신자 수도 작고 본당 재정도 빈약했기에 건축비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성전 지붕을 값비싼 재질인 동판으로 해야 하느냐는 문제로 몇 달을 성전 건축위원회에서 씨름을 해야 했고 성전바닥을 값싸고 튼튼한 재질을 찾느라고 한 달 이상 백화점과 호텔 건물 바닥만 보고 다녀야했습니다. 4년 간의 우여곡절 끝에 성전 공사를 마무리했고 그즈음에 주교님께서 이탈리아로 피정을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성전 공사를 막 끝내고 온지라 제 눈에는 로마에 있는 성당 건물만 눈에 들어왔습니다. 피렌체의 어느 성당에 갔을 때 제 눈을 의심했는데 성전 내부가 온통 금으로 장식되어 있고 성전 바닥은 마치 화가가 붓으로 그려 놓은 듯이 그 비싼 대리석으로 장식해 놓은 것이 아닙니까? 그 화려함과 웅장함에 성전 바닥에 발을 딛고 서 있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신학자 본회퍼가 다음과 같은 심오한 말을 남겼습니다. "오로지 고통 받는 하느님만이 봉사하는 하느님만이 우리를 도와주실 수 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삶의 비참함 속에서 인간은 자신의 부족함과 욕망의 실천을 보장해 줄만한 하느님을 만들어내려 노력했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가난하기에 부요한 하느님을 상상했고, 부요한 성전을 건축했었고, 인간이 빈약했기 때문에 강한 하느님을 모시려했고 웅장한 성전건축에 매달렸습니다. 인간의 변덕스럽고 의존적인 모습과 달리 하느님은 언제나 홀로 자립적이고 변하지 않는 강인한 하느님이어야 했기에 백 년, 천 년 가도 허물어지지 않는 하느님의 거처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에 나타난 그리스도교적 계시는 겸손하고 온화한 하느님, 가난하고 상처받은 하느님, 자비로운 하느님의 계시를 통해 우리 인간을 해방시키고 구원하려 하신 구세주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 탐욕과 사심으로 가득 찬 유다인들을 채찍으로 내려치시며 유다인들이 마흔 여섯 해나 걸려 지은 웅장하고 화려한 성전을 허물라고, 인간의 왜곡된 생각을 버리라고 하십니다. 당신께서 우리의 깨끗한 손을 빌려 손수 하느님의 집을 지어 만들라고 하십니다. 사도 바오로도 에페소서에서 참된 성전에 대해서 한 말씀하십니다. "여러분들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이돌이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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