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심장인 성체와 성혈

가톨릭부산 2017.06.14 10:27 조회 수 : 146

호수 2439호 2017.06.18 
글쓴이 김성한 신부 

교회의 심장인 성체와 성혈

 

김성한 신부 / 양산성당 주임

 

  산소 호흡기에 의존하면서도 병문안 온 손주에게“밥을 차려 주어야 되는데”하는 할머니의 작은 목소리에 마음이 뭉클합니다.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가신 뒤 장기기증으로 아무것도 없지만, 따뜻한 밥 한 끼 먹이고 보내려는 따뜻한 사랑의 온기를 느껴봅니다.
  예수님은 이는 너희를 위해 내어주는 내 몸이며, 이는 너희를 위해서 흘리는 피라고 말씀하심으로써 자신의 전부를 내어놓은 희생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남을 위한 희생은 우리 안에 살아계신 주님의 힘이 우리를 통해 이웃에게 전해지게 합니다.


  쪼개어진 빵, 남을 살리기 위한 빵이 되기 위해서는 가루가 되고 반죽이 되어 생명의 빵으로서 씹히고 소화되어 사라져야 합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도 남을 살리기 위해 가장 소중한 생명을 내어놓으셨습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 56)


  내 안에 오신 주님 덕분에 구원의 길이 열렸습니다. 우리는 부활하신 몸을 먹음으로써 주님처럼 되었습니다.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가 다르고, 하늘을 높이 날아오는 독수리와 사람에 의해 길들어진 독수리, 밀림 속을 뛰어다니며 포효하는 호랑이와 우리에 갇힌 호랑이가 다르듯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모신 우리들은 그리스도를 닮고 그분처럼 살아가야 합니다.

 

  주님의 살과 피는 우리 모두가 영원히 살기 위해 먹어야 할 참된 음식이며 참된 음료입니다. 생명의 빵을 먹고 마시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리 배불리 먹고 마셔도 공허함만 느끼게 되고 죽음의 공포에 억눌려 희망 없이 살아가게 됩니다.

 

   초대교회 공동체가 희생과 나눔으로 주님의 삶을 실천하며 한마음이 되어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은 빵을 떼어 나누는 성체성사의 삶을 살았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생명의 빵, 살아있는 빵이신 주님께서는 인간적 고통과 죽음을 우리와 함께 나누고 부활의 새 생명을 주시며, 덤으로 위로와 희망, 기쁨과 행복까지 주십니다.

 

  교회의 심장인 성체 성사의 실천은 세상 안에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어렵고 힘든 우리 이웃들에게도 행해져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께서 원하시고 바라시는 사랑의 성사, 성체이기 때문입니다. 성체를 영하는 것은 나도 주님처럼 나를 쪼개어 내놓기 위함임을 기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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