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 주신 동아줄

가톨릭부산 2015.10.07 04:34 조회 수 : 38

호수 1983호 2009.03.08 
글쓴이 이경자 크리스티나 

  몇 년 전 집안에 사정이 생겨 내가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나는 학원에서 강의를 하다가 지금은 집에서 공부방을 하고 있는데 처음엔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 지금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세상 속에서 살기 위해서는 물론 돈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돈이 목적이었던 적도 있었다. 왜냐하면 하느님을 잘 몰라 세상의 가치관대로 생각하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는 돈이 신이고 왕이다. 그러나 고통 속에서 만난 하느님은 그런 생각들이 잘못된 가치관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돈이 필요하고 중요하기는 하지만 최고의 가치도, 절대적 가치도 아님을 깨닫게 해 주셨다. 돈으로 많은 것들을 살 수 있지만 정말로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은 살 수 없음도…

  마담 호의 부의 시크릿(The secret of wealth)에서 "집은 살 수 있지만 가정은 살 수 없다. 시계는 살 수 있지만 시간은 살 수 없다. 침대는 살 수 있지만 쾌적한 수면은 살 수 없다. 책은 살 수 있지만 지식은 살 수 없다. 지위는 살 수 있지만 존경은 살 수 없다. 피는 살 수 있지만 생명은 살 수 없다. 성은 살 수 있지만 사랑은 살 수 없다."라는 글을 보고 공감한 적이 있다. 마태오와 루카에 보면 "하느님의 의를 구하면 나머지는 덤으로 주신다.'라는 말씀도 있는데, 그 말씀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세상 속에서 살다보면 결코 만만한 말씀이 아님을 실감한다. 먹고 사는 생계의 문제가 당장 급한 발등의 불이고 그 발등의 불이 급해 돈을 가장 우선 순위에 놓기가 일쑤다. 나 역시 현실의 생계의 파도 위에서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 말씀을 붙들고 꼿꼿하게 가려고 노력한다. 언제나 하느님의 의를 최우선으로 놓으면 나머지는 덤으로 주겠다 했으니…

나는 오늘도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하느님 사랑으로 대하고자 노력한다. 지금 내가 행해야 할 하느님의 의는 오늘에 주어진 나의 시간에 사랑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 하느님께서 나한테 주셨던 사랑의 마음으로 아이들 공부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한테 공부를 가르치고 있지만 덤으로 내가 깨달은 진짜 사랑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진짜 사랑은 상대가 원할 때만 조건 없이 사랑해 주고 생색내지 않는 것이리라.

참으로 신비한 것은 내가 진심으로 기도하고 진심으로 사랑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니 아이들이 변했다는 것이다. 여러가지로 힘들게 하던 아이들이 좋은 모습으로 변하여 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변하는 것, 그것도 좋은 모습으로. '하느님의 의를 구하면 나머지는 덤으로 주겠다.'는 이 말씀이 나에게는 하늘이 내려 주신 귀한 동아줄이다.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29 2012호 2009.09.17  말기 암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완화의료란 정현주  148
28 2010호 2009.09.06  독감바이러스의 변종, 신종인플루엔자 바로 알자 주보 편집실  48
27 2008호 2009.08.23  자원 봉사 이제는 전문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사회사목국  26
26 2007호 2009.08.16  본향에 돌아오니 신홍윤 에몬  42
25 2004호 2009.08.02  올해 여름휴가는? 임석수 신부  113
24 2003호 2009.07.26  청소년 신앙축제 청소년사목국  85
23 2002호 2009.07.19  여름 휴가, 어디로 가세요? 주보편집실  232
22 1999호 2009.06.28  바오로 해 폐막에 즈음하여 선교사목국  53
21 1998호 2009.06.21  2009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문(요약) 김운회 주교  148
20 1996호 2009.06.14  민족화해위원회를 소개합니다. 정호 신부  82
19 1995호 2009.05.31  故 김수환 추기경님 추모 음악회를 개최하며 임석수 신부  106
18 1993호 2009.05.17  선교는 사랑의 표현이고 사랑의 나눔이다 전동기 신부  106
17 1991호 2009.05.03  제46차 성소주일 교황 담화문(요약) 주보편집실  40
16 1989호 2009.04.19  물은 우리의 '생명수' 박용수 요셉  35
15 1987호 2009.04.05  대학 캠퍼스 신앙의 요람인 가톨릭 학생회 강헌철 신부  96
14 1986호 2009.03.29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부현 바오로 교수  100
13 1985호 2009.03.22  당신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메리놀병원 원목실  75
» 1983호 2009.03.08  하늘이 내려 주신 동아줄 이경자 크리스티나  38
11 1982호 2009.03.01  가톨릭센터를 아시지요 임석수 신부  155
10 1981호 2009.02.22  김수환 추기경 선종 특집 file 주보편집실  14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