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친구가 되어

가톨릭부산 2015.10.07 04:22 조회 수 : 48

호수 1979호 2009.02.08 
글쓴이 김종애 데레사 

몇 년 동안에 걸쳐 나는 동생을 그리고 언니를 잃었다. 너무나 허전한 마음에 방황하고 있을 때 주님께서 나에게 주시려던 임무였는지 나는 부산성모병원에서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아픈 사람이 많은 병원에서는 건강한 사람이 도울 일이 참 많았고 그 안에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배우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많은 병원일 중 나에게 주어진 임무는 인공신장실에서 투석 환우들의 식사를 돕는 것과 투석이 끝나면 지혈을 돕는 것이었다. 주중에 2~3번씩 투석을 해야 하는 환우들은 투석을 하는 4시간 동안 고통을 겪고 있었다. 그들을 보고 있으니 너무나 마음이 아팠고 조금이라도 고통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왔다. 그런데 봉사를 시작하고 1년 후, 내 건강에도 이상이 생겼다. 건강했을 때와는 달리 봉사에 대한 갈등이 생겼다. 나 자신도 돌보기 힘든 마당에 남을 돌보는 것이 가능한 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반면 나를 믿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봉사에 대한 굳건한 의지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지금의 우리들 봉사자는 없었을 것이란 생각에 나는 계속 봉사 활동을 했다.

건강상의 문제를 안고 봉사를 한 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지만 몸과 정신적인 면에서 오히려 건강과 안정을 되찾아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아마 환우분들에게 더 오랫동안, 더 잘해주라는 주님의 뜻인 것 같다. 봉사는 일로 생각하면 오래할 수 없다. 정말 그 사람을 아끼고 위하는 마음을 가져야하고 마음과 마음이 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봉사를 할 수 있고 어떠한 환경에서도 그들을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으로 지속적인 봉사를 할 수 있다.

내가 돌봐드린 환우 중 한 분이 기억에 남는다. 병원에 오시면 항상 내가 돌봐드렸는데 몇 주 동안 보이지 않아 걱정이 돼 연락해보니 돌아가셨다고 한다. 시력이 계속 약해지실 때 미리 눈치 채고 좀 더 따뜻하게, 좀 더 친절하게 간호해줄 수도 있었을 텐데... 너무 안타깝고 후회스러웠다. 이 세상에서는 고통 속에 살았지만 주님 곁에서 영원한 안식을 찾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봉사를 하기까지, 그리고 봉사를 하는 순간에도 힘들 때가 있지만 그들에게 내가 힘이 되어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그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큰일을 한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리고 나를 필요로 하는 이가 있다는 사실에 나의 존재를 새삼 깨닫게 된다. 봉사자님들, 그리고 환우님들 모두 모두 힘내십시오. 파이팅!

부산성모병원 봉사자


2.3~2.11 환우의 쾌유를 위한 9일 기도
2.11
- 오전11시 : 환우를 위한 미사와 안수기도
- 오전9시 ~ 오후5시 : 일일찻집
- 오후12시30분 : 환우들을 위한 사랑의 음악회
(안젤리스앙상블, three 테너 UNO - 부산가톨릭음악원)
- 오후 3시 : 치어리더공연 (부산가톨릭대학교)
그 외 입원환우에게 카드와 선물 전달

메리놀병원
2. 11(수) 14:00~16:00 하나로 웃음잔치 5층 강당
생활성가 및 오카리나 연주, 품바 공연, 장기자랑 공연, 웃음치료와 레크레이션이 펼쳐지고, 선물 추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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