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은 후회

가톨릭부산 2015.10.07 04:13 조회 수 : 40

호수 1974호 2009.01.04 
글쓴이 이성일 로렌죠 

천주교 신자라고 말하는 것조차 부끄러운 일입니다. 꼭 44년 전 군에 있을 때 세례를 받고 잠시 평택성당을 다니다가 제대와 함께 하느님 품을 벗어나 바쁘다는 핑계로 하루하루를 무심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십 여 년 전 어느 날 새벽 주례 삼거리에서 졸음 운전으로 큰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이 오늘이 당신의 제2의 생일이라며 가슴뼈 골절로 하마터면 큰일을 당할 뻔했다 하였습니다. 그때까지 하느님을 까맣게 잊고 지내던 저는 그때 ‘내가 왜 여기 누워있지? 어떻게 기적같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까? 아! 이것은 필시 하느님께서 나에게 제2의 생명을 주시면서 아울러 경고를 하신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원하면서 이웃분의 권유로 망미성당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분이 이사 간 후 바쁘다는 핑계로 또 하느님 품을 벗어나 하루하루를 허둥지둥 살아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05년 6월 대장에서 암이 발견 되었습니다. 가족들에게는 태연한 척 했지만 속으로는 낙심천만하고 당황했습니다. 서울 세브란스의료원에서 수술을 받고 6개월 동안 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 병원에 누워있자니 지난 세월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가며 뒤늦은 후회와 아쉬움이 점철되고 전도하러 오신 분들이 내 손을 잡고 완쾌기도를 해 줄 때는 중죄인처럼 가슴이 뜨끔하고 눈물이 났습니다.

하느님의 은혜로 또 생명을 건졌습니다. 제2차 경고요 아마 마지막 경고일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집도하신 의료진과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하는 제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지난 3월부터 보속을 받고 제법 열심히 성당을 다니고 있습니다. 성경교실에도 들어 성경 공부도 열심히 하고 그동안 잊어버렸던 기도문을 다시 외우고 미사도 봉헌합니다. 어떤 날은 성가를 따라 부르다 가슴이 뭉클해 그냥 울어버린 적도 있습니다. 형제 자매님들 얼굴도 제법 많이 익어 갑니다.

아직 신앙이 무엇이고 어찌해야 진정한 신자가 되는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성경을 알고 성경 속의 주님의 말씀을 가슴속으로 받아들이고 싶어 성경 필사를 시작했습니다. 한 자 한 자 정성으로 필사를 하는 것이 하느님께 가까이 가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남은 여생을 주님께서 주신 선물이라 생각하고 가슴속이 충만한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하렵니다. 주님, 제가 성경 필사를 통하여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가는 영광을 얻게 하소서. 아멘. (망미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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