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누엘, 나와 함께 하시는
이예은 그라시아
성지성당 · 제63대 부산가톨릭고등학생연합회 가야지구 차장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던 어느 날, 평온했던 제 삶에 불청객이 찾아왔습니다. 그 이름은 바로 ‘코로나19’. 갑작스러운 코로나의 유행으로 학교도, 성당도 가지 못하게 되었고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일도 어려워졌습니다. 천주교 모태신앙으로 자라며 성당에서의 시간들을 누구보다 좋아했던 저는 그때부터 신앙의 기쁨을 잃어버렸습니다. 주일학교의 크고 작은 행사들이 사라지고, 미사만 겨우 드리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즐거움 대신 의무감으로 성당에 다니는 날들이 쌓여 갔고, 주변 친구들마저 냉담하는 모습을 보며 저 역시 점점 지쳐갔습니다.
그런 저에게 전환점이 찾아온 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시기였습니다. “부산가톨릭고등학생연합회(부가고연)”를 처음 알게 되었고, 마침 본당에서도 의장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지원한 끝에, 저는 본당 의장이 되어 부가고연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함께 신앙을 나눈다’는 의미를 배웠습니다. 잊고 있던 기쁨이 다시 피어났고, 오랫동안 쌓였던 상처들까지 서서히 치유되는 느낌이었습니다. 61·62대 카운씰 선배님들을 통해 진정한 ‘사랑’과 ‘봉사’의 의미를 배웠고, 저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후 지구 차장에 지원하여 현재는 제63대 가야지구 차장으로 활동하면서 카운씰로서 부가고연 안의 많은 신자들에게 그동안 배워온 신앙의 가치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며 작은 누룩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순간마다 하느님께서 제 곁에 함께하고 계셨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 속에서도 하느님의 부르심은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 주셨고, 그 부르심 안에서 저는 신실한 자녀로서의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부가고연 활동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나 앞을 향해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신앙생활 속에서의 기쁘고 행복한 나날들로 저의 인생을 채울 수 있었으며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누군가의 신앙 여정 속에서 저와 우리의 이름이 ‘빛’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임마누엘, 언제나 함께하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힘들었던 순간에 다시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61·62대 카운씰 선배님, 영수 선생님, 상준 신부님, 해성 수녀님 그리고 제 옆에서 함께해 준 62대 부가고연과 가야지구 유니트, LT에서 만난 친구들 그리고 현재 함께하고 있는 63대 부가고연과 카운씰, 가야지구 유니트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부가고연 파이팅!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