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좋아
사회사목국(051-516-0815)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의 어느 날 반가운 분에게서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2년 전 주보에 사연이 소개되었던 미은 씨.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주님의 은총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던 미은 씨는 2010년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암은 림프선, 흉막, 뼈, 폐로 전이되었고, 병원에서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미은 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여러분들이 보내주시는 사랑으로 병마와의 긴 싸움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도 항암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진단서에 나와 있는 병명들은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고, 마흔 번이 훌쩍 넘은 항암치료에 일상생활의 어려움은 시간이 갈수록 더해져만 가는 막막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면“오! 주님 감사해요. 제가 눈을 떴어요.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기쁨의 기도를 드립니다. 저에게 있어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야말로 지난밤 암의 고통 중에도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지하며 기도했던 기도의 응답이며 저에게 허락하신 은총임을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엄마, 오늘은 안 아팠어? 집에 있네? 엄마가 병원 안 가니까 좋아~ 이제 병원 안 간다고 병원에 말해.”이 말은 초등학교 4학년인 둘째 아들이 학교 마치고 집에 들어와 신발 벗으며 하는 말인데, 참~ 듣기 좋습니다.
“당신이 있어서 좋아! 지금도 예뻐!”안정되지 않은 외벌이로 생활비랑 병원비랑 약값을 감당해 내기가 이미 벅찬데도, 아내 기분이 먼저이고 항상 기쁘게 생활하라고 배려하는 남편이 늘 입버릇처럼 저한테 해주는 말인데 이 말도 참~ 듣기 좋습니다.
돌봐야 할 아이들에겐 더 위로받기 일쑤이고, 보탬이 되어야 할 남편에겐 늘 도움만 받고 저도 그 전의 씩씩한 엄마, 생활력 강한 아내이고 싶은데 지금은 그저 마음뿐입니다. 온통 제 생각만 하시고 기도하시는 부모님께도 죄송합니다. 내 생명을 쥐고 계신 분께도 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솔직히 고백하고 기도하고 있으니, 저 분명 괜찮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동안 함께 기도하고 사랑을 나눠주시는 본당 신부님과 수녀님, 슬퍼도 웃는 법을 가르쳐주시는 형제자매님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이 약, 저 약을 써볼 수 있게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이름 모를 기부천사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 덕분에 긴 투병생활에도 삶의 희망을 얻고 있음을 또한 감사드립니다.
-미은 드림-
주보 사연을 통해 소외된 이들과 함께 아파하며 도움의 손길과 정성을 보내주시는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사회사목국은 앞으로도 여러분들과 함께 힘든 이들의 이웃이 되겠습니다.
도움 주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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