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에 더디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다
하얀 백지를 앞에 두고, 아무런 것이 생각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마음이다. 그러고 보니, 할말이 너무 많고, 안에 가득한 것이 너무 많으니까, 어쩜 정리가 되지 않고 뒤죽박죽 섞여 있으니까 출력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다는 상태라는 것이다. 정돈이 잘 되어 있고,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다면 그냥 예전처럼 종이앞에 편안하게 하나 하나 줄줄 쓰기만 하면 완성되었을텐데, 지금은 현재의 상태는 이것도 생각해야 하고, 저것도 배려해야 하고 좀 많이 복잡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안에 있는 것들이 충분히 시간안에서 안착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것들이 들어 있는데, 수용은 되었으나 아직 녹아서 스며들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것 같다.
경청에 대하여 들었다. 그것을 듣게된 것은 학습코칭에 대하여 듣는 과정에서 였다. 코칭의 기본은 경청에 있다고 한다. 근데, 경청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아직도 마음안에 미안한 체험이 있다. 4개월전의 일이다. 어느분의 이야기를 장시간 듣고 그때는 잘 들었다고 생각했으나, 마지막 단계에서 그분의 마음을 불편케 했던 그 체험이 늘 마음의 큰돌로 남아 있는데, 오늘 경청에 대해 들으면서 아! 하는 스침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상대방의 많은 말들안에서 그 상대방이 말하는 그 사람의 실제 하고 싶은 말, 그러니까 의도를 들어 주어야 하는데 그것을 잘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청에도 세단계가 있다. 첫째,말하는 화자의 있는 그 사실 자체를 듣는것. 둘째, 말하는 화자의 내면의 감정을 들어 주는 것. 셋째, 말하는 화자의 숨은 의도를 알아서 들어 주는 것. 그러니까, 마지막 세 번째 단계를 나는 그동안 잘 하지 못했고, 이것을 오늘 지금 알게 되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듣고, 감정을 알아주고 까지는 했으나, 그 많은 말들안에서 진정으로 말하는 화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숨은 의도를 알아채지 못하여 시간을 들이고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지 못했던 것이다. 스스로 경청을 잘 한다고 생각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4개월 전의 그 시간을 체험하면서 나는 많은 부분 경청에 대하여 자신감을 잃었던 것도 사실이다. 근데, 무엇이 문제 였던 가를 알게 되니 참 마음이 편안하다. 바로 타인의 말하는 화자의 숨은 의도까지 알아 들어야 하는 것이 진정한 경청의 완성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일생동안 만났던 한사람 한사람과의 인간관계안에서 풀리지 않은 많은 숙제들이 한방에 지금 풀렸다. 바로 이것이다.=>숨은 의도 알아 듣기.
음,그러니까,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하고,스스로 차단하고,교통정리를 그때 그때 해 버림으로써 타인의 마음도 아프게 하고 자신도 불편하게 했던 그 원인의 안에는 대화의 소통이 되지 않음이 있었고, 그 안에는 잘 경청을 하지 못함이었는데, 숨은 의도를 알아 듣지 못함에 있었다. 단어의 말의 표현에만 걸려서 상대방이 진정 말하고 싶은 그 말을 도대체 듣지 못했던 것이다. 잘 듣는 다는 것이 이렇게 그렇구나,라고 이제야 이 순간에 바보 도통하는 깨달음이 있다. 숨은 의도!!! 참 좋은 말이다. 사람들은 직설화법으로 자신을 그냥 그대로 있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잘 들으려면,말로 단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하고 싶은 진실의 그 마음을 알아 듣고 공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대인관계의 제1단계는 들음에 있다. 경청의 최고 단계인 마음의 의도를 듣는 것, 이것은 참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