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60호 2012.05.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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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권순호 신부 |
지옥과 죄는 결국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줬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면, 왜 하느님은 인간에게 자유 의지를 주어서 우리를 이렇게 고생시키는가요?
권순호 알베르또 신부 / 남산성당 부주임(albkw93@hotmail.com)
영화 이야기를 하나 들려 드릴까 합니다. 한 남자가 하늘의 은총으로 사람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여자를 창조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 여자에게 자유의지를 줄까 고민을 하였습니다. 자유의지를 주면 그 여자가 자신을 배신할 수도 있다는 걱정에 여자를 자유의지 없이 로봇처럼 자신만을 사랑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남자는 그 여자와 함께 지낼수록 오히려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자유의지가 없는 여자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하느님이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준 이유가 바로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자유를 전제로 하지 않고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하느님은 자신의 창조물인 인간에게 자유를 줌으로써 배신당할 위험을 무릅쓰는 사랑의 모험을 시작하신 것입니다.
창세기에 자유와 사랑에 관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느님께서 아담을 만드시지만, 아담은 다른 피조물 중에 자신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찾지 못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담과 같이 동등한 자유의지를 지닌 다른 인간 하와를 아담과 협력자로 창조하십니다.(창세 2, 20 참조)
예수님은 우리에 대한 사랑의 표현으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희를 더는 종이라 부르지 않고, 벗이라고 부르겠다.’ 우리를 로봇이나 종으로 대하지 않고 자유를 지닌 벗으로 대하시는 하느님에게서 우리는 사랑의 참된 의미를 배워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