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57호 2014.0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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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사회사목국 |
무너진 코리아 드림
곰팡이의 퀴퀴한 냄새와 답답함이 온 방을 사로잡는 5평 남짓 되는 단칸방에 김순재 할아버지(83세)와 이영자 할머니(78세)는 살고 계십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28년 전 큰 꿈을 안고 두 아들과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떠났습니다. 처음 몇 년 간은 무척이나 힘들고 고달픈 생활의 연속이었지만 한국인 특유의 근면과 성실을 바탕으로 점차 자리를 잡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로 인해 그동안 이루었던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후, 5년 전 한국으로 되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피를 나눈 형제와 오랜 벗이 있는 한국에서 행복한 삶을 희망하였지만 28년이란 긴 세월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오랜 타국 생활의 고생으로 할아버지는 보청기가 없으면 들을 수 없고 잘 걷지도 못하시며, 할머니는 심장병과 관절염으로 거동이 매우 불편하십니다. 오랜 벗은 물론 피를 나눈 형제들과도 연락이 되지 않았고, 심지어 함께 돌아온 두 아들마저 외면하였습니다. 이렇게 병든 몸과 가진 것 하나 없는 노부부를 반기는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댈 곳은 오직 주님의 품이었습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시는 할아버지는 2시간 정도 걸어서 매일 새벽 미사에 참례하여 자신을 받아 주지 않은 벗과 형제들, 친부모마저 외면한 두 아들의 건강을 기원하고, 한국에 돌아 올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계십니다.
다시 희망을 안고 돌아온 한국에서의 두 분의 삶은 너무나도 처량합니다. 수입은 매월 노령연금 15만원이 전부이고, 이 추운 겨울 얼음장처럼 차가운 방에서 얇은 이불 몇 장으로 힘든 하루하루를 살고 계십니다. 그렇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머나먼 타국에서 생을 마감하지 않고 고향에 돌아온 것에 대해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매일 아침 두 손을 꼭 잡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계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 40) 라는 말씀을 묵상하며 2014년에도 교우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주님의 은총 많이 받으시길 기도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도움을 주실 통장이 바뀌었습니다. 자동이체하시는 분들은 꼭 확인해 주시고, 특히 연말정산 기부금 영수증을 원하시는 분은 받으실 분의 성명으로 보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2014년부터는 국세청 연말간소화서비스와 연계됩니다.)
도움 주실 분
신협 131-016-582122
예금주 : 부산교구(사회사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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