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888호 2025. 9. 14 |
|---|---|
| 글쓴이 | 우세민 윤일요한 |
순교자의 십자가
우세민 윤일요한
가톨릭신문 기자
부산교구 순교자이신 김범우 토마스는 한국 천주교 첫 순교자로 불립니다. 한국교회가 시복을 추진하고 있는 조선 왕조 치하 순교자 133위 ‘하느님의 종’ 가운데 한 분입니다.
1784년 세례를 받은 김범우 순교자는 가족, 친지뿐 아니라 같은 신분의 중인과 천민들에게까지 천주교 교리를 전하며 입교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습니다. 특히 자신의 집을 정기 신앙집회 장소로 내놓았습니다. ‘명례방’이라고 불린 이곳에서 그는 신분 차별 없이 모두 모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명례방 인근에 1898년 세워지는 성당이 바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입니다. 김범우 순교자가 뿌린 복음의 씨앗이 100배, 1,000배가 되어 오늘날 한국교회의 초석이 됐다면 과장된 표현일까요?
1785년 봄, 김범우 순교자는 신앙집회가 적발되는 바람에 체포됐습니다. 숱한 고문과 형벌을 받으면서도 당당하게 배교를 거부하고 신앙을 증거했던 김범우 순교자는 밀양 유배 길에 오르면서도 기쁘게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유배지에서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열심히 복음을 전파했던 그는 매 맞은 상처가 악화돼 결국 238년 전 오늘인 1787년 9월 14일 순교하게 됩니다.
훗날 그의 묘가 발굴된 밀양 삼랑진에는 현재 ‘김범우 순교자 성지’가 조성돼 있습니다. 혹시 이곳의 성모동굴성당에서 제대 뒤에 걸린 십자가를 보신 적 있나요? 다듬어지지 않은 돌을 모아놓은 듯한 이 십자가는 김범우 순교자 묘소 발굴 당시 십자가 모양으로 출토된 세 개의 돌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뭉툭한 돌을 모아 만든 십자가 모습이 어쩌면 크나큰 형벌에도 묵묵히 고통을 받아들이셨을 예수님 마음과 닮은 것 같습니다.
과연 우리는 각자의 십자가 앞에서 어떤 자세인지 생각해 봅시다. 싫다고 애써 밀쳐내지는 않으시는지요.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을 주시나 하면서 하느님을 원망하지는 않았나요. 혹시 십자가가 그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액세서리에 불과하지는 않나요?
김범우 순교자는 주님을 위해 십자가의 길을 걸었고, 순교로서 믿음을 증거했습니다. 김범우 순교자가 묻힌 성지에는 지금도 많은 순례객들이 찾아와 그분의 굳센 신앙과 선교 정신을 배우려고 합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는 복음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순교자의 믿음을 본받아 모든 것에 앞서 주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 다짐하고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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