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887호 2025. 9.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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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권오성 아우구스티노 |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20)
권오성 아우구스티노
동대신성당 청소년분과 차장
시간이 갈수록 본당 청년과 주일학교 학생이 줄어드는 것을 보며 ‘이제는 안 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그래도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2024년 ‘청소년·청년의 해’의 첫 번째 해인 ‘환대와 경청의 해’를 맞아 우리 본당 공동체는 청년들과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함께 고민했고, 모든 사목 위원이 그들을 위한 발걸음에 뜻을 모았다.
주임 신부님의 작은 수첩에서 시작된 아이들을 위한 관심과 사랑은 이제는 매월 ‘이달의 청소년·청년의 기도’라는 이름으로 본당 주보에 실리고, 전 신자가 이를 통해 매월 기도 대상자를 기억하고 함께 기도한다. 수녀님께서는 주일학교 정교사가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매주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교리를 맡아주시고, 언제나 해맑은 미소와 함께 아이들을 아껴주신다. 신부님과 성인 복사 단장님의 열정으로 창설된 학생 복사단은 얼마 전부터 토요일 저녁 미사에 복사를 서기 시작했고, 수녀님의 지도로 아이들이 이제는 미사 독서도 잘한다. 일주일에 5일을 성당에 출근하는 청소년분과장님은 청소년과 청년의 일이라면 모든 것을 제쳐두고 달려오신다. 자모회 어머니들은 토요일마다 아이들에게 더 맛난 간식을 주기 위해 고민하시고, 언제든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렇듯 모두의 노력이 더해져서 초·중·고를 합쳐 두세 명이던 주일학교 학생 수는 이제 열 명이 넘게 되었다. 다시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아이들의 뛰어다니는 소리와 꺄르르 웃는 소리가 성당에서 들린다. 또한, 미사 반주를 하던 중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사비를 털어 학원을 다니던 유리안나는 현재 어엿한 청년회장이 되어 본당 청년회를 잘 이끌고 있다.
작년 여름 신앙학교 때, 비록 하루 일정이었지만 학생들과 교사, 자모회 어머니 등을 모두 태우려다 보니 몇 년 만에 버스를 대절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버스를 보고 울컥하셨다며 주님께 감사드린다는 본당 신자분의 말에 그 마음이 어떤지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아직도 갈 길은 멀고 채워야 할 것은 많다. 하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청년과 청소년을 아끼는 우리가 마음을 모으면 이룰 수 있음을, 그리고 주님께서 그런 우리와 함께 계심을 믿는다.
주님을 찬양하는 청년들의 성가 소리가 성전에 더욱 크게 울려 퍼지고, 해맑게 뛰어노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기를 오늘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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