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35호 2013.0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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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사회사목국 |
“미안하다”는 말도
이영숙 할머니(73세)는 딸 현주씨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못합니다. 현주씨는 ‘미안하다’는 말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현주씨는 어릴 적 열병을 앓은 후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해 그 후유증으로 지능이 남들보다 조금 뒤처졌습니다. 결혼을 하였지만 지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온갖 구박과 구타를 당했습니다. 현주씨가 임신 중에도 폭력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할머니는 딸 현주씨의 고통스런 호소에 이혼을 하게 하고, 재혼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새 남편마저도 매일 도박과 술에 빠져 살았으며, 돈을 잃고 오는 날이면 현주씨를 방에 가두어 놓고 화가 풀릴 때까지 무참히 폭력을 일삼았습니다. 또 현주씨가 낳은 딸(경혜)에게는 아빠라고 부르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새 남편에게서 구박받는 딸이 자신처럼 매 맞으면서 살 것 같아, 남편이 잠든 사이에 어린 딸을 데리고 결국 어머니 집으로 도망쳐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 집은 낮에도 햇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고, 방안에는 온갖 이불과 옷이 쓰레기 더미처럼 쌓여 있어 냄새가 납니다. 부엌도 없어 휴대용 가스렌인지를 사용하며, 가파른 2층 계단을 올라가야만 화장실에 갈 수 있는 실정입니다. 할머니는 이런 처지에 딸 현주씨를 방치할 수 없어, 딸의 아픈 사정을 모른 체 하며 계속 시집을 보냈던 것입니다.
이 가정의 수입이라고는 이영숙 할머니의 노령 연금과 현주씨의 수급비를 합쳐 월 50여 만 원이 전부라고 합니다. 이 돈으로 공과금을 내고 나면 끼니도 제때 챙기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지능이 떨어지는 현주씨와 아직 학생인 경혜는 일을 할 수 없고, 이영숙 할머니는 3년 전 넘어져 허리에 금이 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폐지라도 주워 생활비에 보태고자 오늘도 허리에 붕대를 감고 이른 아침부터 동네 이곳저곳을 헤매고 있습니다.
힘겹게 살아 가는 이 가정이 무너지지 않도록 여러분의 많은 기도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회사목국(051-51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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