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은 지구를 지키는 파수꾼이자 하느님의 정원사입니다.”
서현진 야고보 신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장
농민 주일 포스터의 “파수꾼”이란 이 문구를 앞에 두고 잠시 머무르며 생각합니다. 하나는 “남들이 곤히 잘 때 깨어있는 그들의 삶이 고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누군가 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라는 두 문장입니다.
일 년 남짓 우리농촌살리기 운동본부에 부임해 농민들을 만나고 함께하는 활동가들과 본부 식구들과 지내며 드는 생각은 이렇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도 농민들을 천덕꾸러기처럼 여기는 것은 아닐까?’ 마치 70년대 도시화의 물결 속에 고향을 떠나 무작정 도시로 상경한 저의 아버지 그리고 자식들이 고단한 농사를 짓지 않길 원했던 할아버지의 바람처럼 말입니다.
한 번만 농약을 치고 살충제를 뿌리면 훨씬 더 편하고 효율적일 텐데도, 묵묵히 땅을 살리기 위해 생명 환경 농법으로 농사일을 계속해 나가는, 제가 만난 가톨릭 농민들은 어쩌면 우리 눈에는 아둔하고 어리석은 사람으로만 여겨지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셈이 빠른 사람, 계산이 빠른 사람이라면 도무지 하지 않을 일인지도 모릅니다. 효율적이지 않으면 버려야 하는가? 이익이 되지 않으면 하지 않아야 하는가? 믿음 안에서는 이렇게 묻습니다. 우리가 고백하는 주님의 십자가가 이익이 되는 일입니까? 당장 결실을 보는 것입니까?
마치 베드로가 주님께 다가와 “형제를 몇 번이나 품어야 합니까?”라고 물었던 것처럼, 우리는 ‘언제까지 농민들을 도와야 하느냐’고 셈하고 계산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농민을 업신여기고 푸대접 받는 천덕꾸러기처럼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농민을 돕는 것이 아니라 ‘농민이 우리를 돕고 있음을, 우리를 살려내고 있음을, 우리는 아는 사람일까?’ 되묻게 됩니다.
그저 한 번 농민 주일 한 번의 기도, 한 번의 생각으로 지나치지 말고, 농민들이 우리의 관심과 나눔으로 계속해서 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일에 지치지 않길 그리고 우리는 그들과 더불어 함께하는 법을 배우길 기도하는 농민 주일입니다.
그리고 신자 여러분께는 언양의 가톨릭 농민들이 무농약 무제초제의 생명 쌀을 계속 생산해 나갈 수 있도록 “우리농 생명 쌀 지킴이 운동”에도 많은 관심과 신청을 부탁드리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아멘.
[우리농 생명 쌀 지킴이 회원가입]
약정(입금)해 주시면 백미 또는 현미를 10kg 단위로
원하시는 곳으로 택배를 무료로 보내드립니다.
(40kg 158,000원 80kg 316,000원)
신청 : 우리농촌살리기 운동본부 전화 문의 (051-464-84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