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꼬미시움/꾸리아 훈화 천주교 부산교구 양산성당
사랑한다는 것은
요 근래 접한 글 중에
이런 대목이 있었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처받는 일을 허락하는 것’이라고.
어쩌면 사랑은
처음부터 손해를 각오하고 시작하는
지극히 밑지는 장사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 손해가,
그 상처가
가슴을 헤집고 파고들 때
안타깝게도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처럼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는,
나와는 상관없는 별개의 그 무엇처럼
섬뜩하게 낯설게만 느껴져
답답한 가슴을 저미며 아리게 한다.
그렇게도 매번 되새기면서,
그렇게도 매번 수긍하면서,
그렇게도 매번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어느새 또 잊었는가?
‘사랑한다는 것은
상처받는 일을 허락하는 것’임을.
석판홍, 「당신을 생각합니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