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8일 부활 제2주간 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예수시대에는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두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긴 것 같다. 이미 태어났는데, 어떻게 엄마의 뱃속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올 수 있겠는가라는 니코데모의 질문은 모든 존재는 한번 태어난 이상 다시 또 한번 태어날 수는 없다는, 예수시대 당시의 상식을 드러낸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남에 대해 말씀하신다. 성당이나 예배당을 기웃거린 사람들은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두고, 세례라고 간단하게 말할 것이다. 그러나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예수의 말씀이 세례 받아야만 한다는 말은 아니다.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남은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아들 딸이 되어 하느님의 뜻을 자신들의 삶의 자리에서 실천함을 의미한다.
누가 세례받았다고 하더라도, 진정으로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그는 니코데모와 다른 바가 없다. 오랜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니코데모처럼 ‘성령께 열려 있지 않은 믿음’정도로만 만족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마르고 썩은 옛 가지를 잘라 내듯이 원죄의 뿌리에 매달려 있는 죄의 근원을 잘라 내지 않으면, 죄악에 대한 집착과 악습으로 하느님의 능력이 사장될 뿐 아니라, 머리로 계산하고 따지는 믿음에 갇히게 되면, 세례를 받았다고 할지라도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기 보다는 내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하느님께 순명하는 것은 모르겠고, 하느님이 나에게 순명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래서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하느님을 내 발 아래 두고, 하느님에게 내 뜻이나 이뤄지게 해달라고 비는 마음이야말로 죄의 근원이다.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는 사람은 내 삶의 중심에 내가 아니라, 하느님을 중심에 두는 사람이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니코데모처럼 살 것인가, 아니면 진정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는 사람, 그래서 살아 부활을 만끽하고 부활을 누리는 사람으로 살 것인가 묻고 있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