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가톨릭부산 2025.07.09 10:44 조회 수 : 92

호수 2878호 2025. 7. 13 
글쓴이 계만수 신부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계만수 안토니오 신부
태종대성당 주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이 참으로 많은 세상입니다. 세상 이곳저곳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물건을 주문하면 오래 걸리지 않아 집으로 배달됩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도 찾아갈 수 있습니다. 단지 스마트폰 하나만 있어도 이 모든 것들을, 그리고 내가 아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습니다. 빠르게 원하는 일들을 할 수 있는 참 편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 좋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에서 예수님께서 언급하신 사제와 레위인이 보여준 위선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편한 것, 빠른 것을 추구하는 문화는 오직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도록 부추겨서, 이웃의 고통에는 무감각하게 만들어 갑니다. 클릭 한 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이 세상은 이웃을 향한 무관심이 커져 가게 만듭니다. 또한 공허한 망상과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을 폭풍 성장시킵니다. 익명이란 장막 뒤에 숨어 누군가를 증오하고, 혐오하는 현상들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다른 이웃들에게 무책임하고 무감각한 사람들이 되어가고, 다른 사람들을 향해 어떻게 울어야 할지, 어떻게 마음을 나누어야 할지 잊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가 이웃의 아픔과 상처에 공감하게 하는 연민도, 함께 슬퍼할 수 있는 감정들까지도 사라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유다인들의 눈에는 더러운 피가 흐르고, 율법을 지키지도 않는 죄인에 불과한 어떤 사마리아 사람이 반쯤 죽은 사람을 보고는 “가엾은 마음(ἐσπλαγχνίσθη내장이 끊어지는 듯한 고통이 생겨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다친 이에게 다가갔습니다. 다친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고 애쓰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그를 살리기 위해 돌보는 것 외에 어떤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이 보여준 관대함과 자기희생은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 줍니다.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진정한 이웃이 누구인지, 그리고 어떻게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십니다. 진정한 이웃은 내가 편견 없이 다가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며, 그 사랑은 우리의 가장 깊은 곳, 곧 내면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뜨거운 연민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사마리아인의 착한 마음을 주시도록 청하면서 이번 한 주간을 보내도록 합시다.
호수 제목 글쓴이
2908호 2026. 1. 11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삶” file 안형준 신부 
2907호 2026. 1. 4  하느님이 꾸신 꿈을 함께 꾸는 사람들 김태균 신부 
2906호 2026. 1. 1  우리의 해맞이, 달맞이 file 이요한 신부 
2905호 2025. 12. 28  사랑으로 물들어 가는 가족 file 이요한 신부 
2904호 2025. 12. 2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요한 1,5ㄱ 참조) 신호철 주교 
2903호 2025. 12. 21  믿고 순종하는 이를 구원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 file 한인규 신부 
2902호 2025. 12. 14  자비롭고 선한 사람 file 손지호 신부 
2901호 2025. 12. 7  방향전환 file 이재석 신부 
2900호 2025. 11. 30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file 김병수 신부 
2899호 2025. 11. 23  모순과 역설의 기로에서 file 김지황 신부 
2898호 2025. 11. 16  가난한 이들은 기다릴 수 없다 file 이상율 신부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2894호 2025. 10. 19  전교, 복음의 사랑으로 file 김종남 신부 
2893호 2025. 10. 12  우리가 주님을 만날 차례 file 한종민 신부 
2892호 2025. 10. 6  복음의 보름달 file 김기영 신부 
2891호 2025. 10. 5  느그 묵주 가져왔나? file 김기영 신부 
2890호 2025. 9. 28  대문 앞의 라자로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file 정창식 신부 
2889호 2025. 9. 21  신적 생명에 참여하는 삶 file 조성문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