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4일 성주간 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성주간은 1년 중에 최고조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깊이 묵상하고, 내 신앙을 가장 철저하게 점검하는 기간이다. 성주간동안 특히 성주간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에 미사 전례에서 봉독되는 복음들은 모두 요한 복음이고, 이 복음들은 예수님의 12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인 유다 이스가리옷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요한 복음사가가 유독 유다 이스가리옷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이유는 결코 유다 이스가리옷을 영원히 죄인으로 기억하게 하기 위함이 아니다. 요한 복음사가는 유다 이스가리옷의 심성이 일상의 우리들도 충분히 가질 수 있다는 것, 특히 그의 죄성은 그만의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죄성에 대하여 회개하라고 우리를 초대한다.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수난을 당하기 며칠 전의 사건들 가운데 하나를 보도한다. 제자들은 자신들의 스승이 이제 곧 수난을 겪고, 죽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사건을 이미 알고 있는 우리의 눈에는 오늘 복음이 전하는 사건이 예수님의 장례 예식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지만, 그 사실을 전혀 모르는 예수님의 제자들의 눈에는 마리아의 도유 사건이 그렇게 비칠 리 만무했을 것이다. 

     
마리아가 매우 값진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지고 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그분의 발을 닦아드렸는데, 이를 본 예수님의 제자 유다 이스카리옷은‘향유를 팔았더라면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었을 텐데’라고 투덜거리며 못마땅해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유다의 속마음을 꿰뚫어보시고도 질책하거나 무안을 주지 않으면서 자신을 살필 수 있게 “가난한 사람은 언제나 여러분들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신다. 돕고자 한다면 언제나 도울 수 있다는 뜻이고, 다른 사람의 선행을 막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는 말씀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 복음이 전하는 이야기를 묵상하면서 나는 유다 이스가리옷의 말과 행동들이 나에게서도 발견될 때가 있음을 반성한다. 어떤 일을 함께하면서 의견을 내놓을 때,   나의 이익을 취하는 속마음을 감추고 그럴싸한 이유를 대면서 다른 사람들의 선행에 트집을 잡거나 질투나 반대를 할 때도 있었음을 솔직히 시인한다. 보통 그러한 이유는 그럴듯한 포장지로 싸여 있기 때문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교묘하게 이용해 먹으려 했던 나 자신을 반성한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이렇게 다가온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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