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77호 2025. 7. 6 
글쓴이 이나영 

 
그대들은 내 미래요, 내 희망입니다.

 
이나영 베네딕다
문현성당 · 스카우트 지도자 및 본당 복사단자모회장


   “그대들은 내 미래요, 내 희망입니다.” 이 메시지는 젊은이를 사랑하셨던 요한 바오로 2세, 제264대 교황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또한 20여년 전, 제 다이어리 제일 첫 페이지에 적혀 있던 문구이기도 합니다. 당시 주일학교 교사로, 교구청 성소국 직원으로, 청소년사목국 봉사자로 저의 20대를 살아가고 있었기에 제 삶에 항상 청소년들이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이 말씀으로 제가 만나는 청소년 한 명 한 명을 더 귀하게 여겼고, 제가 살아내고 있는 삶 또한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저 역시도 그 시절 교황님께서, 하느님께서 바라보는 미래였고, 희망이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교회와 하느님께 참으로 큰 사랑을 받아오면서 이 시간을 허락받았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교회에서 느낀 행복과 감사를 제 자녀들도 그리고 많은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이 느낄 수 있기를 기도하고 바랍니다. 하지만 요즘 교회에서 젊음의 희망을 느끼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 된 것 같습니다.

   요즘 세대의 청소년과 청년들을 가만히 보면 측은한 마음이 생깁니다. 예전의 끼니 걱정으로 힘들게 살아오신 어른들께서는 배부른 소리라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의 청년과 청소년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이미 많은 것이 갖추어져 있고 발전되어 있어 젊음의 특권인 도전을 시작하려 하면 넘어야 할 기준이 너무 높아져 버렸고, 양극화와 SNS의 발달로 끝없이 비교의 대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니 시작도 하기 전에 좌절감을 맛보게 된 이 시대의 청소년과 청년들이 안쓰럽습니다.

   교회 안에서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줄 수 있는 응원과 위로가 무언인지 가만히 고민해 봅니다. 누군가와 비교의 대상이 아닌 존재 자체로 인정해 주는 교회, 세상의 기준의 높은 성취를 기대하지 않고 젊음으로 시작하는 작은 도전 자체를 응원해 주는 교회, 평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지금 가톨릭스카우트 직할 푸른나무대에서 초등 대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자연을 느끼고 감사하며, 단체생활을 통해 공동체를 알아가고, 스카우트 프로그램을 통해 작은 도전과 실패, 성공의 기회를 맛보는 것이 청소년들에게 응원과 위로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여년 전, 하느님과 교황님의 희망과 미래였던 제가 바라시던 모습으로 잘 살아가기를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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