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강론 – 두 기둥
주임신부 2025. 6. 29, 덕계성당
자전거와 리어커(손수레)의 차이점 : 자전거는 바퀴가 한쪽에만 있고 리어커는 바퀴가 양쪽에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리어커는 바퀴가 양쪽에 있으니, 자전거에 비해서 균형을 잡기 쉽고 안정적이며 편안합니다. 양쪽에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면, 물건들도 그러하지만 집안에서도 부부가 함께 머무는 것 또한 균형과 안정과 편안함을 주는 요소일 것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를 함께 기억하고 있습니다. 두 분의 사도들 또한 양쪽에 있으나 함께 머무는 분들이라 하겠습니다. 교회는 두 분 사도를 ‘교회의 두 기둥’이라 칭하며, 같은 날 이 두 분의 축일을 함께 기념하는 이 모습 또한 ‘양쪽’과 ‘함께’를 잘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를 보면, 두 분은 많은 면에서 서로 다른 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베드로는 소심형이고 바오로는 다혈질입니다. 베드로는 로마인을 대상으로 선교 활동을 했고 바오로는 이방인을 대상으로 선교 활동을 했습니다. 베드로는 가난한 어부 출신이었고 바오로는 학식 있는 선비 출신이었습니다. 많은 면에서 다른 이 두 사람입니다. 근본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지향하는 바도 다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이렇게나 많이 다른 두 사람을 이 지상 교회를 지탱하는 ‘두 기둥’으로 세웠습니다. 왜 그러셨고, 여기에는 어떤 가르침이 들어 있을까요? 이는 우리도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라는 것이 아닐까요?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라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야만 우리도 균형과 안정과 편안함 속에 머물 수 있을 것입니다.
‘두 개의 기둥’을 생각하며, 각 가정과 우리 본당 안에서도 두 개의 기둥이 서로 존중되면서, 든든하게 우리를 지켜 주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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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또한 ‘교황주일’입니다. 교회는 오늘 축일과 가까운 주일을 교황주일로 정하며, 교황님을 위한 기도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참조로, 교황님께서 새로 선출되셨을 때 당신의 교황명을 정하시게 되는데, ‘베드로’라는 이름은 그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는, 첫 교황이신 베드로 사도를 존중하며 그분에게만 부여된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참에, 교회의 조직과 관련하여 여러분의 이해를 바라며 말씀드리면, 교황은 사도들의 으뜸인 베드로의 후계자이고, 주교들은 사도들의 후계자로서 각자에게 부여된 해당 지역 전체에 대한 사목권자가 됩니다. 그러면 사제는 무슨 위치일까요? 사제는 주교에게 속한 자입니다. 사제는 해당 지역 안에서, 주교의 사목권 일부를 주교로부터 위임받아 대리 행사하는 자입니다. 그래서 각 본당은 교구로부터 매년 사목감사를 받고, 또한 필요한 시기에 주교의 사목방문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제는 해당 주교에게 ‘존경과 순명’을 매년 약속하는 갱신식을 가지며, 사제 본인의 뜻보다는, 존경해야 하는 주교의 뜻에 순명하며 교회 운영에 동참하겠다는 것을 밝힙니다. 이러한 교회의 조직은 개신교와는 다른 가톨릭 교회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강론을 마감하며, 앞서 말씀드린,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이 서로 다른 ‘양쪽’ 모두가 교회에 필요한 ‘두 개의 큰 기둥’인 것처럼, 우리도 필요한 곳에서 무너지지 않게 하는 ‘기둥’과 같은 자로 머물길 바래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