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 대축일(다해) 강론 – 사랑의 결속
주임신부 2025. 6. 15, 덕계성당
인터넷 뉴스 : “당신이 키우는 개는 당신을 닮았다.” -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종종 “주인이랑 개가 닮았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사람들은 최근까지 이런 현상이 우연의 일치이거나 착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연구 결과, 실제로 ‘개와 주인이 닮았다.’라는 말에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몇 년 전,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소는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개와 주인의 사진을 각각 찍은 후, 낯선 사람들에게 사진만 보여주고 개 주인을 맞히게 하는 실험이었습니다. 사진 말고는 다른 단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개의 주인이 누구인지 높은 확률로 맞추어 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던 걸까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개를 선택할 때 자신과 닮은 모습의 개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사람들이 자신의 반려자를 선택할 때 자신과 닮은 사람을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입니다. 신기한 것은, 개와 주인이 얼굴만 닮은 것이 아니라 성격도 비슷했다는 점입니다. 연구소는 주인과 개의 성격을 각각 검사한 결과, 개와 주인 사이의 성격 유사성이 부부, 혹은 친구 사이에서 나타나는 유사성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게다가, 주인과 오래 함께 산 개뿐 아니라 오래되지 않은 반려견 또한 주인과 성향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함께 살면서 개가 주인의 행동을 따라하는 경우도 있으나, 인간은 애초부터 자신과 비슷한 성격의 반려견에 끌린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개를 선택할 때 나도 모르게 ‘익숙한 무언가’를 찾고 있었나 봅니다.
동물과 사람 사이에서 닮은꼴이 있을 진데, 함께 사는 부부 사이에 있어서도, 우리는 종종 ‘남편과 아내가 닮았다.’라는 표현을 합니다. 교회는 ‘닮았다.’라는 표현 정도를 넘어서, 아예 ‘남편과 아내는 한 몸이다.’라고까지 합니다. ‘한 몸’이라는 표현 안에는, 그만큼 서로가 사랑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뜻이 들어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으로 결속되면 하나가 됩니다.
교회는 오늘 ‘삼위일체 대축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 대축일도 세 위격으로 계신 하느님께서 서로 닮아 계심 정도를 넘어서 완전히 하나이심을 말합니다. 아시다시피, 삼위일체란 성부와 성자와 성령, 이들이 각기 고유한 위격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하나로 계시는 같은 하느님이심을 말합니다.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들기에, 교회는 이를 믿음으로써 받아들여야 할 ‘믿을 교리’ 또는 ‘신비’라고 가르칩니다. 성부, 성자, 성령께서는 사랑으로 결속되어 계시기에 하나로 계심을 생각하는 오늘입니다.
그리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초대하십니다. - “너희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어라. 각자 다르지만 사랑으로 결속된 일치를 이루어라.”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요한복음 17장에서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 “아버지, 이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처럼, 이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이들이 서로 하나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단지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결속으로 깊이 연결된 하나의 공동체가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사랑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오늘 삼위일체 대축일을 맞으며 우리도 가정 안에서, 이웃 안에서, 교회 안에서, 그리고 하느님 안에서 사랑으로 결속되어 하나 되길 바래봅시다.
1코린 1,10의 말씀으로써, 이 강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 “같은 생각과 같은 뜻으로 하나가 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