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자의 다리를 채워주세요
사회사목국(051-516-0815)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하나의 가정을 이루고 새 생명을 낳아 기르는 일은 참 아름답습니다. 하느님께서 세상과 생명을 만드시고 “보시니 좋았다.”라고 하신 심정을 작은 세상인 가정을 통해 조금은 알 듯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베로니카 씨(가명, 60세)의 가정도 아름다운 작은 세상이었습니다. 다만 이들의 힘만으로는 이제 그 세상의 무게를 감당하기가 벅차서 여러분께 소개해 드립니다.
베로니카 씨는 남편인 요셉 씨와 함께 쉬지 않고 일하며 두 자녀를 길렀습니다. “남편이 혈액 투석을 오래 받았어요. 그러다가 신장을 이식해야 했죠.” 간호조무사로서 삼교대 근무를 마치고 귀가해 상황을 설명하는 그녀의 얼굴에 피로가 묻어납니다. 그래도 웃어 보이는 모습에 속사정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큰애가 대학 공부도 중단하고 아버지한테 신장을 이식해 줬죠. 몸이 회복되자마자 아르바이트하면서 공부를 마치고….”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는 엄마의 심정이 어떨까요.
“저희 부부도 아이들도 열심히 살았어요. 그런데 둘째가 사업을 하다가 억대 빚을 져서….” 겨우 입을 뗀 그녀의 얼굴에 그늘이 집니다. 이 빚을 갚기 위해 가족은 무리하게 일했습니다. 베로니카 씨는 차비를 아끼려고 먼 직장까지 걸어서 출퇴근하고 동료들이 꺼리는 일도 도맡아서 했습니다. 요셉 씨는 신장을 이식받은 몸으로 동시에 여러 일을 하면서 가장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그렇게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무리하던 그는 결국 쓰러졌고 당뇨 합병증으로 신체 일부를 잃었습니다. “수술비도 많이 나왔지만, 입원비가 한 달에 400만 원이 들어요. 퇴원하고 싶어도 집에서 간병할 만한 상태가 아니래요.” 최소한 6개월은 입원하고 그 후로도 꾸준히 통원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베로니카 씨. 다리 일부가 사라졌는데도 요셉 씨는 빨리 일어나서 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상황에 마음이 조급해진 첫째가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자 친구를 따라 투자했다가 빚을 지고 만 것입니다. 갚고 또 갚아도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부채에 가족은 모두 지쳤습니다.
다리 네 개로 만든 탁자처럼 네 사람은 힘을 모아 그들의 세상을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다리가 하나씩 망가지며 그 세상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저희보다 더 힘든 분을 도와드려야 하는데요.”라고 말하는 베로니카 씨.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성당에서 봉사하며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고자 노력해 온 이들이 그들의 세상을 다시 일으킬 수 있도록, 또 하나의 다리가 되어주시길 청하며 기도드립니다.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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