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기쁨
이원용 빅토리노 신부
청소년사목국장
지난 2023년에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렸던 세계청년대회에 참가했었습니다. 3일간 교리교육 시간에 한국어로 배정된 성당에는 1,000명 가량의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그 중에 하루는 부산교구에서 담당했는데 총대리 신호철 주교님과 함께 ‘자비’를 주제로 신앙 체험 나눔과 함께 하는 성시간과 미사를 준비했었습니다.
성시간이 시작되고 떼제 성가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그 전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뭉클한 감동과 전율이 밀려왔습니다. 1,000명 가량의 청년들이 열정을 다해 성가를 불렀고 연습이 없었는데도 여기저기서 화음이 터져나오면서 거대하고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이 조화는 이후 미사까지 이어졌고 자발적으로 휴대폰 라이트를 켜고 힘차게 생활성가를 부르면서 기쁨과 감동을 나누었습니다. 그 성당에는 일부 외국인들도 있었는데 이런 광경을 체험하고는 아주 오랜만에 혹은 처음으로 이런 체험을 한다면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기도 하였습니다.
옛말에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속담도 있듯이 이런 기쁨과 감동은 같은 신앙을 가진 청년들이 함께 모여 기쁨을 나눔으로써 몇 배로 커진 신앙의 기쁨을 느낀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공동체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안에서는 기쁨은 나눔으로써 배가 되어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어려움과 슬픔은 훨씬 가벼워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동체는 각자의 장점을 모아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혼자라면 불가능했을 도전도,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면 가능해집니다. 우리 교회는 이러한 신앙공동체를 처음부터 지향해 왔으며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우리는 청소년·청년의 해 두 번째 해인 ‘배움과 체험의 해’를 지내고 있습니다. 작년 첫 번째 해가 본당 중심의 해였다면 올해는 지구 중심의 해로 한 본당을 넘어서 2~3개 본당의 연합이나 지구 차원의 연합 형태로 하느님을 배우고 체험하며 축제를 거행하는 해입니다.
함께 연합하고 힘을 합치면 한 본당에서 할 수 없었던 일도 가능해지고 기쁨도 몇 배로 늘어날 것입니다. 올해는 이런 함께하는 기쁨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년 교구의 해에는 이 기쁨들이 교구 차원에서 모여져 더욱더 커지고, 그 이듬해인 세계청년대회 때에는 한국을 찾아오는 많은 외국인 청년들과 이를 나누며 더욱더 커지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