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05호 2011.05.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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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사회사목국 |
잃어버린 삶
항상 밝게 웃으며 씩씩하게 살아가던 정아(가명, 여, 53세)씨의 얼굴이 요즘은 걱정으로 가득합니다. 병원 생활이 한 달을 훌쩍 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아씨는 2년 전 남편과 사별한 후 가사도우미를 하며 아들 진영(가명, 남, 25세), 딸 지혜(가명, 여, 23세)와 함께 생활했습니다.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사랑하는 자녀들과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던 정아씨는 얼마 전 옥상 계단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갈비뼈 3개와 늑골이 부러졌고, 왼쪽 다리는 골절되고 오른쪽 손목에도 금이 갔습니다. 척추는 거의 다 손상이 되어 온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후 척추에 10개의 철심을 박는 대수술을 했고, 왼쪽 무릎에도 철심을 박고 오른쪽 손목에는 깁스를 했습니다. 회복을 위해서는 기약 없이 병원에서 생활하며 재활을 해야 합니다.
정아씨는 재활을 위해 몸을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지시에 욕창 매트도 쓸 수가 없어 이미 생겨난 욕창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2년 전부터 앓고 있는 당뇨로 인해 더욱 위험해질까 걱정스러운 상황입니다. 곁에서 정아씨를 돌보아 줄 간병인조차도 구할 수 없는 처지여서 연로하신 어머니가 정아씨를 줄곧 지키고 계십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들 진영은 학교를 휴학하고 일자리를 구하고 있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딸 지혜는 어릴 때부터 앓아오던 선천성 골반 이상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터라 어머니의 간병조차도 건강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정아씨의 월급으로 모든 생계를 이어나갔지만 사고를 당한 후 일을 할 수 없어 현재 수입이 전혀 없습니다. 아들 진영의 취직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수술비와 입원비의 부담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나가고 싶지만 향후 최소 3~6개월은 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 때문에 정아씨의 걱정은 더해만 갑니다.
정아씨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며 삶에 대한 의지마저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정아씨의 몸이 회복되어 행복한 생활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은 사랑과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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