προσεύχομαι (프로세우코마이, 기도하다)
김병진 바오로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성서교육원장
예수님께서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고 말씀하십니다. (마태 6,6; 1열왕 18,26-28 참조) 이 말씀에 담긴 의미는 ‘기도하다.’라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 동사 προσεύχομαι(프로세우코마이)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동사는 전치사 πρός(프로스, -을 향하여)와 동사 εὔχομαι(에우코마이, 희망하다/바라다)의 합성어입니다. 곧, 기도한다는 것은 아무 생각 없이 빈말을 내뱉는 행위가 아니라 명확한 ‘대상’을 향하여 내가 원하는 바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버지 하느님’을 향하여 기도합니다. 그 이유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의 바람을 이루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믿음과 확신이 기도의 근본이며 조건입니다. (마태 18,19; 21,22; 루카 8,50) 하느님은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신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이시기에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마태 6,8) 계시는 분이심을 믿고 하느님의 자비에 의탁하며 항구히 기도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