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 추도의 글
- 프란치스코 교황 2025년 4월 21일 선종 -
"주님, 프란치스코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지극히 존경하고 사랑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갑작스런 당신의 선종 소식에 온 세상은 놀라고 이 땅의 모든 백성들이 슬픔에 잠겨있습니다. 로마 제멜리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을 하시고, 더 나은 모습으로 퇴원을 하셔서 저희들은 한숨을 돌렸습니다. 지난 주님 부활 대축일에는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부활 메시지까지 전해주셨는데, 부활 다음 날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다니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부활하신 예수님의 손을 잡고 하느님 나라로 가신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 9월, 한국주교단 사도좌 정기방문(앗 리미나 Ad Limina) 때 저희 주교들과 1시간 반이나 담화를 나누신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때 “교황님, 2027년 서울세계청년대회 때 한국을 방문하실 것입니까?”라는 저희 질문에 “그때까지 살아있으면 가겠다.”고 하셨는데, 아쉽게도 이 땅에서 다시 당신을 뵐 수 없게 되었습니다.
2013년 3월, 역사상 첫 남미(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제266대 교황에 선출되셨을 때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시겠다’는 신념으로 당신의 교황명을 ‘프란치스코’로 정하셨습니다. 그 이후로 교황님은 늘 가난하고, 소외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과 이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헌신하셨습니다. 가장 낮고 겸손한 자세로 사셨으며, 우리 모두의 귀감이 되셨습니다. 당신은 늘 그렇게 사셨습니다. 교황님은 ‘마르타의 집’을 당신 숙소로 하셨고, 2014년 우리 순교자 시복식에 오셨을 때도 가장 작은 차를 타시겠다고 ‘쏘울’을 타셨습니다.
무엇보다도 교황님께서 돌아가시기 전날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저희들에게 전하신 메시지를 항상 기억하고 실천에 옮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느님의 눈에 모든 생명은 소중합니다. 어머니 뱃속에 있는 아이, 노인이나 병든 사람처럼 많은 나라에 버려져야 할 사람으로 여겨지는 생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분쟁 때문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죽음을 보고 있습니까? 가장 약하고 소외된 이주민에 대한 경멸이 때때로 많이 나타납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와 가깝지 않거나 관습이나 삶의 방식, 사상이 다른 이에게도 신뢰와 희망을 품어야 합니다.”
우리의 영원한 프란치스코 교황님! 하느님 나라에서 주님 품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시고, 이 세상의 평화와 가난하고 소외된 이와 병들고 약한 이들을 위해 주님께 기도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우리 교황님! 당신 때문에 우리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2025년 4월 22일
교구장 손 삼 석 요셉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