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7일 사순 제3주간 목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예수의 편에 서는 것, 예수와 함께 모이는 것이 세례 받고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 열심히 하는 것과 동일한 것일까? 그럴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적어도 예수의 편에 서고, 예수와 함께 모이는 것이 그저 세례받고, 성당 열심히 다니고, 기도 열심히 하면서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신부다. 신부로서 예수의 편에 선다는 것, 그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인 » 백성들이 사방 팔방이 막혀서 하늘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이 현실을 나 몰라라 하면서, 그저 좋은 말씀 한 말씀해 대는 일은 결코 예수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다. 나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 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힘이 들게 살아가면서도,‘사는 게 뭐 이런 것이지, 별 수 있나?’라고 한숨 쉴 때에, 백성을 이렇게 힘들게 하는 인두껍을 쓴 것들에게 눈을 흘기며, 분노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코 예수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다. 양들이 사는 것에 힘겨워 하는데도, 강론에서 그저 기도 열심히 해라, 착한 일 많이 해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회개와 보속으로 응답해라는 식의 한 말씀이나 해대는 것은 직무유기를 넘어서서, 해서는 안될 짓들이다. 힘겨워 하는 양들을 무시하는 짓이고, 선한 마음과 선한 의지로 묵주알을 굴리고 있는 그 양들을 배반하는 짓이며, 그 양들을 죽음으로 도로 내치는 짓거리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예수의 편에 선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우리들의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예수의 편에 선다는 것이 무엇일까? 오늘 복음은 나로 하여금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굵직한 물음 하나 훅 던지며 다가온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