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4일 사순 제3주간 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혈연血緣, 지연地緣, 학연學緣이 중시되는 사회에서는 누군가가 출세를 하게 되거나,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거나, 하다 못해 로또에 당첨이라도 되면, 가족, 친척, 사돈의 팔촌, 고향과 학교 선후배뿐만 아니라, 먹을 거리 없나 왱왱거리는 똥파리부터, 한 자리 안 주려나, 특혜라도 없나 하며 두리번거리는 기회주의자들까지 벼라 별 것들이 그 주변에 다 꼬인다. 

     
누군가에게 기대한 것이 많으면 실망도 많은 법이지만, 기대한 것에 대해 엉뚱한 것을 내놓으면, 사람들은 그 누군가에게 ‘배신자라는 딱지를 붙여주고, 그 누군가는 이제 사람들로부터 원수나, ‘이 되어 버린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인간의 탐욕 때문이다. 예수 시대나 우리 시대나 변하지 않는 것은 인간의 탐욕이다. 인간의 탐욕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은 느리게 가더라도 충실하게 한 걸음 한 걸음 가는 걸음걸이다. 그런 것보다는 시원하게 뻥뻥 뚫린 고속도로를 더 좋아하고, KTX나 한 걸음에 날아갈 수 있는 비행기를 더 선호한다. 인간의 탐욕은 돈을 벌더라도, 남들보다 빨리 그리고 남들보다 많이 벌어야 하고, 윗자리에 오르더라도, 남들보다 빨리 그리고 남들보다 더 높이 오르도록 사람을 부추긴다. 법 다 지키고, 규칙 다 지키면, 손해 보는 느낌마저도 들도록 사람을 부추긴다. 

     
누군가 출세를 하면, 사돈의 팔촌까지도 끌어 들여 출세한 사람들과 어떻게 해서든 줄을 만들려 하는 못된 심보, 그 심보를 예수님은 당신의 고향 사람들에게서 읽어 내셨다. 그리고 시침 뚝 떼고, « 시돈 지방 사렙타의 과부에게만 파견된 엘리야 »와 « 시리아 사람 나아만 »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러자 고향 사람들은 갑자기 화를 잔뜩 내며, 예수님을 고을 밖으로 내몰고, 급기야 예수님을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고 했다.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 살인, 살해의 충동마저도 느끼게끔 사람들을 조종한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의 탐욕이었다. 나는 그런 탐욕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 « 어, 나 그 사람 좀 알지. 동향 사람이야 », 이런 말들로 어떻게든 연줄을 이어 보려는 심보도 인간의 탐욕에서 나오는 것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 부러우면 지는 거다 »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었다. 부러워할지언정, 더 이상 욕심 안 부리며, 다시 자기 삶의 자리로 되돌아와 부지런히 아무 말 없이 밭을 가는 농부같은 사람이 참으로 귀한 때다. 그리고 그러한 농부의 마음을 배우기 참 좋은 때가 요즈음 사순시기다. 출세한 사람은 출세한 사람대로 삶의 책임이 따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대로 삶의 책임이 따른다. 혹시 나에게는 그런 탐욕의 부스러기는 없는지, 그런 탐욕 속에 살았던 적은 없었는지, 오늘 하루 곰곰이 생각하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 오늘 복음나에게는 이렇게 다가온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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