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한 것이 남는다.

가톨릭부산 2025.04.09 10:45 조회 수 : 3

호수 2865호 2025. 4. 13. 
글쓴이 장용진 신부 

행한 것이 남는다.
 
 
장용진 요셉 신부
가톨릭센터 관장
 
   무엇을 공부하든지 중요한 것은 ‘예습’과 ‘복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복음으로 들은 수난복음은 우리 신앙의 ‘복습이자 예습’이라 하겠다. 작년, 재작년, 그래서 해마다 듣는다는 의미에서 ‘복습’이요, 올해의 성삼일 전례를 앞두고는 ‘예습’인 셈이다.
 
   복습하는 이유는 익힌 것을 되풀이함으로써 배운 바를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삼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오늘 수난복음이 신앙의 복습이 되려면, “주님 수난의 현장에서 내 배역은 어떤 모습일까?”라고 물어야 할 것이다. 주님 수난의 현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예수님을 반대하여 죽음으로 몰고 간 이들도 있었고, 예수님을 따르며 그 거룩한 죽음을 목격한 이들도 있었다. 당시의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나는 과연 어떤 역할로 반복하여 출연하고 있는지, 매번 똑같은 악역으로 등장하는 것은 아닌지 살필 일이다. 틀린 문제를 매번 똑같이 푸는 것이랑 악역을 계속해서 연기한다는 것은 가슴치고 아파할 일이지 않겠는가!
 
   우리는 성실한 복습을 통하여 악역에서 선한 역할로 파스카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실한 복습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 과거의 사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삶으로 이어지는(파스카) 모델이요, 모범 답안임을 보여줄 것이다.
 
   예수님은 수난과 고통, 십자가 앞에서 넘어질지언정 주저앉지도 포기하지도 않으셨다. 그 길을 넘어 부활의 영광에 이르셨다. 우리 역시도 예수님의 삶이라는 예습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지는 역경들을 잘 극복하도록, 그리하여 주님처럼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도록, 진정한 파스카가 이뤄지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예수님 말고는 보고 익힐 그 어떤 ‘예습’도 있을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올해의 사순 시기를 마감하며 그동안 자신의 극기 봉헌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단 하루라도, 단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행하였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작더라도 자신이 실천한 것에 집중한다면 그다음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행한 것이 우리 뒤에 남는 것이 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행하고 남겨야 할까? (하지 않은 것도 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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