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기운 차리세요.

가톨릭부산 2015.10.07 02:02 조회 수 : 8

호수 2071호 2010.10.10 
글쓴이 사회사목국 

어머니, 기운 차리세요.

군에서 휴가 나온 재진(가명, 남, 20)씨는 어머니 선미(가명, 여, 55세)씨를 보고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늘 전화상으로는 “별 일 없다.” “괜찮다.”고 말씀하셨던 어머니였기 때문입니다. 병실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보는 순간 재진씨는 울먹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머니 선미씨는 한평생 가족들을 위해 살아왔습니다. 사업 실패와 함께 어마어마한 빚이 생겼고, 중간에 시작한 일은 또 다른 빚을 남겼습니다. 그러던 중 남편의 몸이 갑자기 안 좋아져 상황은 더욱 어려워 졌습니다. 남편은 대화가 힘들 정도로 숨을 편히 쉬지 못했고 쓰러지기 까지 했습니다. 지금도 심한 천식을 앓아 일을 할 수 없는 남편의 몸 상태는 언제나 선미씨를 불안하게 합니다.

두 아이와 남편을 책임지기 위해 선미씨는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돌아오는 것은 늘 빠듯한 생활과 빚 독촉뿐이었습니다. 두 아이를 기르면서 일을 하는 것도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미씨는 얼굴에 심한 경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눈가가 사정없이 떨리는 날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피곤한 날에는 얼굴 전체에 경련이 일어나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미씨는 고통을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치료는 무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선미씨의 경련이 심해졌고, 머리 전체가 마비되는 느낌이 이어지는 증상도 시작되었습니다. 또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 선미씨는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놀랍게도 선미씨는 당장 수술을 해야만 하는 위험한 상태였습니다. 시신경과 혈관이 붙어 그대로 방치할 경우에는 눈을 뜨지 못할 수도 있었습니다. 당장 수술을 해야 했지만 선미씨는 쉽게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병원비를 낼 돈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주위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병원에서 회복중인 선미씨는 매일 가족들 걱정, 병원비 걱정이 끊이질 않습니다. 또한 당분간 일을 할 수 없어 사정은 더욱 어렵기만 합니다. 휴가 나온 아들에게 따뜻한 밥 한 번 해주지 못했다고 가슴 아파하는 선미씨. 아들은 그런 선미씨에게 울먹이며 인사했습니다. “어머니, 기운 차리세요. 제가 제대하면 고생 그만하게 해드릴게요." 선미씨는 병실을 나서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며 또다시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미씨 가족을 위한 따뜻한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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