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유산

가톨릭부산 2025.04.02 11:00 조회 수 : 9

호수 2864호 2025. 4. 6. 
글쓴이 양소영 마리아 
최고의 유산

 
양소영 마리아
토현성당

 
   부족한 제가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서로 닮았지만 각자 개성이 다르고 서투른 엄마인 저는 아이들을 잘 키우려는 마음은 크나, 무엇을 어떻게 해 주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위한다는 것이 사소한 일에 있어 간섭하며 통제하려 했기에, 아이들과의 거리가 소원해진 만큼 대화도 줄고 아이들의 방문은 굳게 닫혀버렸습니다. 제 뜻과 전혀 다른 상황에 마음이 아파 눈물도 나고 화도 났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여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최선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힘들어 할 때 엄마인 제 마음은 모든 것을 제 탓으로 돌리고 싶었습니다. 엄마라는 것이 버겁고 힘들고 속상할 때 아이들을 생각하며 하느님께 울부짖는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기도가 최선이며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기도 중에 나는 하느님께 어떤 공경을 드렸고 하느님 말씀에 순종했는지, 아이일 때 나는 어땠는지 제 자신을 먼저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들이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이며 선물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아이들을 통해 무한하고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사랑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됨을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 거울을 보듯 저를 닮았지만 저와 다른 은총의 선물인 존재를 제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이제는 제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저희를 도와주소서!”
 
   저는 하느님께서 아이들의 삶에 직접 개입 하시도록 봉헌하고 의탁하며 기도하는 것이 부모의 가장 큰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살아계신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예수님 닮은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들을 하느님께로 이끌어 주는 것이 부모로서 가장 큰 기쁨이며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저보다 나은 사람이라 여겨, 인정하고 존중하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겠습니다. 이후로 아이들을 대하는 저의 말과 태도가 간섭과 통제에서 관심과 존중으로 바뀌는데, 아이들의 방문이 열리고 대화도 점차 늘었습니다. 냉담 중이어서 마음이 쓰여 계속 기도했던 아이가 성당에 다시 가게 되어 무척 기뻤습니다. 부모는 아이들을 통해 하느님께로 더 가까이 다가갑니다. 그리고 부모의 신앙은 최고의 유산이 되어 아이들에게 길이 전해질 것을 믿습니다.
 
   “사랑이신 하느님! 부모의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청소년과 청년들을 의탁하며 기도드립니다.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전능하신 하느님의 영을 내려주소서. 청소년과 청년들이 신앙 안에서 지혜를 얻고 새 희망과 새 꿈을 꾸게 하소서. 청소년, 청년들과 늘 함께 하시는 하느님. 그들이 생명의 말씀으로 주님 사랑의 신비를 깊이 깨달아 알고 예수님처럼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충실히 따르며 실천하여 주님께서 넘치도록 주시는 복된 삶을 살아가기를 간절히 청해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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