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었다가 되찾은 아들

가톨릭부산 2015.10.07 01:57 조회 수 : 15

호수 2045호 2010.04.18 
글쓴이 사회사목국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눈을 감은 듯이 뜨고, 힘없는 숨을 내쉬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올해 55세인 태진(가명, 남)씨는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빚을 진 후 걷잡을 수 없는 방황을 하였습니다.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태진씨는 급기야 가족들을 외면한 채 집을 나가 이곳저곳을 떠돌았습니다. 길에서 지낸 오랜 시간동안 태진씨가 겪은 것은 견딜 수 없는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가족을 향한 그리움뿐이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더해갔고 어렵사리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며 부산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연락이 끊긴 가족들은 이미 이사를 간 후였습니다. 태진씨는 자리를 잡은 후 가족들을 찾기로 결심하고 살아갈 방법들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희망 근로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고 또, 본당 수녀님의 안내로 교리공부를 받아 세례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족들과의 재회를 꿈꾸며 저축도 조금씩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태진씨는 목에서 침을 삼키기도 어려울 만큼의 극심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통증으로 인해 끼니를 거르며 지내는 날들이 많아지면서 활동조차 어렵게 되었습니다. 병원을 찾은 태진씨는 폐암과 기관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앞이 캄캄한 소식이었습니다. 태진씨는 당장 생활비도 없는 형편에 수술은 생각할 수도 없었습니다. 또한 몸도 너무나 허약해 수술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태진씨는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을 위해주는 교우들의 격려와 도움 속에 굳은 마음을 먹고 수술을 했습니다. 그것은 반드시 다시 만나야할 가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태진씨는 1차적으로 식도에 생긴 혹을 제거한 후 회복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앞으로도 말을 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모르는 상황에서 태진씨는 자신의 목소리보다 무섭게 쌓여가는 병원비를 더 걱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적으로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더 이상 치료도 받지 못하고 퇴원해 혼자 몸을 챙겨야 할 형편입니다.

모든 것을 잃고 살기 위해 다시 아버지를 찾은 아들이 돌아왔을 때, 멀리서 보고 먼저 뛰어나와 안아주고 잔치를 벌였던 아버지의 자비와 사랑처럼,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태진씨에게 따뜻한 사랑을 보내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태진씨가 다시 가족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많은 기도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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