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037호 2010.0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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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사회사목국 |
그분께 희망을 두는 이는 아무도 약해지지 않는다.(마카베오기 상 2, 61)
- 필리핀 이주노동자 부부의 이야기
지금, 미리암(여, 30세)씨는 자신의 아이가 태어난 것을 알고 있을까요? 작년 12월 23일 사랑하는 남편 제씨(남, 35세) 씨와 함께 아기를 기다리던 미리암 씨는 늦은 밤 진통이 시작되어 병원을 찾았습니다. 참을 수 없는 아픔이 계속되었지만 그 고통이 축복으로 이어질 것을 알았기에 미리암 씨는 견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호흡이 가빠진 미리암 씨는 의식을 잃고 심장마비가 왔습니다. 아기까지 위급했던 상황에서 제왕절개로 겨우 아이는 구했지만 이미 오랜 시간 뇌에 산소가 공급되질 않아 결국 미리암 씨는 뇌사 상태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2008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올 때 미리암 씨는 부푼 꿈을 안고 있었습니다. 일은 고생스러웠지만, 몸이 아파도 가족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인생의 동반자 제씨 씨를 만났고 2세까지 가져 더 없이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임신 중에도 일을 그만둘 수는 없었지만 두 사람이 함께 했기에 행복을 꿈꾸며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미리암 씨는 자신이 꿈꿔온 행복을 눈앞에 두고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리암 씨가 의식을 잃은 지 30여 일… 제씨 씨는 미리암 씨의 얼굴을 하염없이 바라만 봅니다. 인큐베이터에 누워있는 아기를 볼 때도 제씨 씨는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그러나 아기와 부인 모두를 병원에 두고 제씨 씨는 또 다시 일을 해야만 합니다. 불안한 마음이 생겨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지만 일을 그만두면 당장의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제씨 씨는 오늘도 일터로 향합니다. 어느새 쌓여버린 1,300만 원의 병원비는 더 큰 걱정거리입니다. 밀려있는 병원비와 앞으로의 병원비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 제씨 씨는 걱정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기를 그토록 기다렸던 부부는 아기를 안아보지도 못한 채 각자의 고통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제씨 씨는 미리암이 깨어나 아기를 안아볼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밀린 병원비와 앞으로의 병원비 때문에 입원이 어려운 현재 상황은 제씨 씨를 절망하게 만듭니다. 이 안타까운 가정을 기억해주십시오. 이들이 약해지지 않고,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기도와 사랑을 보내주시기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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