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아래로 다시 내려와서

가톨릭부산 2025.03.12 11:03 조회 수 : 9

호수 2861호 2025. 3. 16. 
글쓴이 강지원 신부 

산 아래로 다시 내려와서
 
 
강지원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연산성당 주임
 
   오늘 주님은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향한 구원의 여정에서 제자들과 함께 산 위에 올라가시어 잠시나마 영광스럽게 변한 당신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십니다. 그 까닭은 앞으로 당신의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을 곧 보게 될 제자들이 십자가의 길을 계속해서 굳건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부활에 대한 희망을 그들에게 확고하게 심어주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세상 끝날에 주님과 같은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하면서 더욱 영광스러운 상태로 변해 가도록 불림을 받은 사람들입니다.(2코린 3,18 참조)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믿는 사람이며 동시에 희망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믿음과 부활에 대한 희망을 마음에 간직한 채로 지금 두 발을 딛고 있는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복음적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이 점은 주님께서 산 위에서의 빛나는 영광에만 머물고 싶었던 제자들을 데리고 다시금 산 아래로 내려와 십자가의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셨다는 점에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산은 인간이 하느님을 내면 깊이 만나는 거룩한 장소입니다. 산은 세속을 떠난 구도의 장소이고 깨달음의 장소입니다. 성경을 보면, 신앙의 선조들과 예언자들은 산에서 주님을 만났고 대화하였습니다. 오늘 제자들이 모세와 엘리야와 대화하시는 영광스럽게 변하신 주님을 본 곳도 산 위였습니다. 이렇듯 우리도 영성의 산에 자주 올라 주님을 만나 대화하고 영적인 성장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 산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영성의 산에서 주님을 만나서 영적인 성장을 했다면, 다시금 산 아래로 내려와야 합니다. 산 아래는 우리가 매일을 살아가는 삶의 자리입니다. 
 
   모두가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산 아래 삶의 자리로 내려와서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의 길을 계속 걸어가야 합니다. 산 위에서 체험하고 깨달은 하느님 나라의 가치와 부활의 희망을 마음에 간직한 채, 산 아래 삶의 자리에서 매일 복음 말씀을 실천하며 기쁘게 감사하며 사랑하고 용서하고 나누며 선하고 아름답게 살아가야 합니다. 참된 신앙은 하느님에 관하여 아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알게 된 하느님의 사랑을 지금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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