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10일 사순 제1주간 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사제서품동기와의 모임과 본당 신자와의 모임이 동시에 겹쳤을 때, 서품동기와의 모임에 나가야 한다. 그런데, 사제서품동기와의 모임과 본당 신자의 장례미사가 겹친다면, 본당 신자의 장례미사가 우선이다. 가난하고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들을 위한 미사와 시국미사가 겹친다면, 가난하고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들을 위한 미사에 가야 한다. 도대체 어떤 원칙에 따른 것일까?
어떤 일을 동시에 해야 할 때, 무엇이 기준이 되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원칙은 바로, « Secundum ordinem caritatis », ‘애덕의 서열을 따라서’라는 원칙이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이 원칙의 뿌리에 대한 말씀이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이웃에 계속 관심을 가지라고 충고한다. 더불어 가난하고 소외되고 버림받은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그들을 우선적으로 사랑하는 것이 그리스도를 제대로 따르는 길임을 천명한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이웃 안에서, 특히 가장 상처받기 쉬운 모습으로 현존하신다. 나에게 상처받은 그 사람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아파하고 눈물을 흘리고 계신다. 내가 무시하고, 등을 돌리며, 애써 내 시선을 다른 곳을 향하게 만들었던 그 사람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울고 계신다. 그 눈물을 닦아 드리고, 그 한숨을 함께 나누고, 그 아픔과 설움을 위로하기 위해 이제 우리 모두 함께 이 세상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즐겨 사용하시는 표현을 빌리면, « 변두리 »로 걸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길이 비록 힘들고 험할지라도 변두리로 나가는 삶, 그 삶이 정녕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길이고, 우리가 부활하는 길이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 Secundum ordinem caritatis », 애덕의 서열을 따라서 너는 살고 있느냐고 묻고 있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