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아, 기운 내
아름이(가명, 여, 17세)가 광안리 이삭의 집에서 지낸 지는 벌써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삐쩍 마른 모습으로 이삭의 집에 온 아름이는 신경이 날카로워 다른 아이들과 지내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 예민함은 정신병력이 있는 아버지와 엄마의 외도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아름이는 오빠, 언니와 함께 아버지의 학대를 늘 견뎌야만 했습니다. 다행히 이삭의 집에 온 후부터는 새로운 집과 가족에 적응하여 이제는 의젓한 왕언니가 되어 성실한 태도를 보여주는 우수한 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아름이의 몸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갑자기 살이 12Kg나 찌고, 온 몸에 푸르스름한 점과 갈색 반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또 갈수록 시력이 떨어져 안경을 바꾸는 일이 자주 생겼습니다. 깜짝 놀란 이삭의 집 엄마(시설장)는 아름이를 대학병원에 데려갔고 그 결과 신경섬유종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신경섬유종은 유전병이자 난치성 질환입니다. 이 병은 손, 발 관절에 전이되면 걷지 못하고, 내장기관에 발병되면 암이나 백혈병으로 전이될 수 있어 위험한 질환이기도 합니다. 사춘기 ? 임신 기간 등 호르몬변화가 활발할 때 나타나는 질병이라 고등학생인 아름이에게 발병이 되자마자 급격한 속도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아름이는 더 이상 살이 찌지 않도록 여러 운동을 하고 있지만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습니다. 학교에서 늦게 오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힘들고, 곳곳에 생겨나는 갈색 반점과 푸른 반점이 외모에 관심이 많은 사춘기소녀에게는 부끄러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삭의 집 가족은 회의를 하여 모든 가족이 아름이와 함께 운동을 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또한 이삭의 집 엄마는 옥상에 자그마한 체육시설을 만들어 아이들을 운동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엄마는 소박한 체육시설이 아름이는 물론 모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행복한 꿈을 꾸었지만, 현실은 탁구대 한 대를 놓기도 버거웠습니다. 공간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모든 것이 어려웠습니다.
아름이를 위해 온 가족이 걱정하며 노력하는 모습은 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을 지켜낸 성가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각자의 아픔을 보듬는 가족이 되어 서로를 걱정하고,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 가정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들이 아름이의 안타까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큰 계기가 될 것입니다.